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광화문]공급부족의 시대

머니투데이
  • 뉴욕=임동욱 특파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5.07 04:0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공급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업계다. 차량에 들어갈 반도체 부족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차량에 반드시 탑재되어야 할 반도체가 부족해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얼마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불러놓고 '신호'를 줬을까. 최근 미국 뉴저지주의 자동차 판매점을 방문해보니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 A사 판매점의 한 딜러는 "요새 원하는 인기 차종을 구입하려면 프리미엄(웃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미국에서 신차 구입 시 고객은 완성차 메이커가 제시하는 권장 소비자가격(MSRP)을 기준으로 딜러가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이제 차를 사고 싶으면 할인은커녕 웃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워낙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지라 판매점이 확보해 놓은 재고가 '귀한 몸'이 됐다. 그나마 재고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당장 팔 수 있는 차량이 없어서 차량 구입을 원한다면 계약 후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해야 차량 인도 일정이라도 가늠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감감무소식이란다.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고급옵션은 기피대상이다. 그만큼 생산 일정이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 판매점을 찾으니 본사에서 '웃돈 거래'를 공식적으로 금지했다고 했다. 메이커가 제시하는 MSRP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할인 혜택도 사라졌다. 현금으로 차량 구입 시 제공했던 할인 혜택도 이달부터 기존의 3분의 1로 축소했다.

매장에는 차량 구입 상담을 하는 고객들로 가득했다. "차가 잘 팔려서 좋겠다"고 덕담을 했더니 판매원은 "지금 팔 수 있는 차량이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같은 공급대란에 중고차 가격은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일부 인기 중고차 모델은 최근 몇달 새 10% 이상 오른 상태다.

공급 부족 현상은 반도체나 자동차 업계만의 이슈가 아니다. 최근 한 대형 쇼핑몰 내 게임 판매 매장 옆을 지나다 최신 콘솔 게임기 박스를 발견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방금 3개가 들어왔다고 했다. 이 물량이 다 팔리면 또 언제 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공식 판매가격의 2배에 달했다. 현금만 받는다고 했다. 게임기를 발견한 쇼핑객들이 현금지급기를 찾기 시작했고, 지켜본 지 5분 뒤 '완판'됐다.

이렇듯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가격 상승 부담은 생산자, 소비자 모두의 몫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전세계 공급망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당장 공급을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상을 막론하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자연히 가격은 오른다.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도 가격 인상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아마존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구매희망 상품들의 판매 가격이 변동됐다는 (대부분 올랐다는) 알림이 뜰 때마다 물가가 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품절됐다는 알림도 자주 뜬다.

지난달 미국 공급 관리자 협회(ISM)의 4월 제조업 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며 급락했다. 이 지수는 미국 기업들의 구매 담당자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수치화한 것인데, 제조업체들은 주요 원자재 공급부족 현상에 따른 가격 급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고무제품 업체 관계자는 "구매를 담당한 지난 35년 동안 이 같은 공급 지연과 가격 상승을 본 적이 없다"며 "모든 것이 다 올랐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들은 최근 실적보고서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재료값이 상승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 부담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예고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광화문]공급부족의 시대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