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판] "집에 갇혔다" 현관문 접착제 테러…처벌 가능한 2가지 죄

본문 내용과 관련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왜 문이 안 열리지?"

아침 출근을 위해 문 밖으로 나가려던 A씨는 도무지 열리지 않는 문 때문에 결국 사람을 불러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누군가가 집 현관문에 강력 접착제를 발라놓아 문이 열리지 않았던 겁니다.

누군가 일부러 이런 짓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A씨는 더한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밤새 현관문에 강력접착제 테러

인천 구월동 다세대주택에서 고3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A씨는 얼마 전 공포스런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평소처럼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지 않았던 겁니다. A씨는 문을 열기 위해 현관문 건전지를 갈아 보기도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문을 열기 위해 열쇠수리공을 부른 A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이 고장난 게 아니라 누군가 현관문에 강력접착제를 발라놔 문이 열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밤사이 누군가 A씨의 집 앞에 찾아와 현관문 틈에 강력 접착제를 발라놓은 걸로 보이는데요. 문 손잡이는 물론 초인종 카메라까지 접착제가 발라져 있었습니다. A씨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집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건물과 골목을 비추는 CCTV도 없어서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심한 범죄를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A씨는 이사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SBS 뉴스 캡쳐

◇접착제 테러, 재물손괴는 물론 감금죄까지

누군지 알 수 없는 이 범인은 A씨와 아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 A씨를 더욱 두렵게 합니다.

만약 범인이 잡힌다면 어떤 범죄로 처벌이 가능할까요? 단순한 장난일 수도 있지만 결코 가볍게 처리해선 안 될 사건입니다. 강력접착제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는 동안 A씨 가족은 집에 갇혀 공포에 떨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범죄는 재물손괴죄입니다. 재물손괴죄는 어떤 물건의 효용을 해칠 때 적용됩니다. 물건을 망가뜨리는 겨우 뿐 아니라 원래 사용하는 용도대로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 이 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문에 강력접착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 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사건에서 아파트 문에 용접을 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건설회사의 직원이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자 아파트 출입문을 용접해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여기서도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용접으로 문이 막힌 집은 빈집이었기 때문에 다른 범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집에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출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일정 공간에 붙잡아 두는 경우에 해당해 감금죄로도 처벌이 가능해 보입니다. 감금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