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 개발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가 CPU(중앙처리장치)나 기기제어에 사용하는 로직 칩과 4개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독자 구조의 2.5D 패키지 기술 '아이큐브4'(I-Cube4)를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아이큐브는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2.5D 패키지 솔루션 브랜드다. 패키지 기판 위에 실리콘 인터포저(IC 칩과 인쇄회로기판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삽입하는 데이터 송수신용 미세회로 기판)를 깔고 로직칩과 HBM을 나란히 배치해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패키징하면 데이터 송수신이 빨라지고 효율도 높아진다. 아이큐브 뒤에 붙는 숫자는 HBM 칩의 개수를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아이큐브4에 실리콘 인터포저를 적용해 초미세 배선을 구현하고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전력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패키지에 설치하는 반도체 칩이 많아질수록 인터포저 면적도 함께 증가해 공정상의 어려움이 커지지만 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매우 얇은 인터포저가 변형되지 않도록 재료나 두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반도체 공정·제조 노하우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몰드(칩을 보호하기 위해 열경화성 수지를 사용해 칩을 감싸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 구조를 적용해 열 방출 특성이 우수한 것도 아이큐브4의 특징이다. 의류에 비유하면 내복을 입지 않아 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아이큐브4가 고대역폭 데이터 전송과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를 요구하는 고성능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미세화 공정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새로운 미래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면서 AI나 자율주행, HPC, 웨어러블 등 단품이나 모듈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패키지 공정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를 키우고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함께 집적하는 패키지 기술도 늘어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과 2020년 충남 온양의 삼성전자 패키징 연구소를 2년 연속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로직과 2개의 HBM을 집적한 아이큐브2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로직과 비휘발성 메모리인 SRAM을 수직으로 쌓은 'X-Cube' 기술을 공개하는 등 차세대 패키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의 바이두와 파운드리 협력도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을 6개 실장하는 기술도 올해 하반기 중에 개발해 2.5D 패키지 시장에서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아이큐브2 양산 경험과 차별화된 아이큐브4 상용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HBM을 6개, 8개 탑재하는 신기술도 개발해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