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쇼크, 여자가 남자보다 컸다…"이례적"

4월8일 울산 중구 성남동 한 식당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휴무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고용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개 경기침체기 남성들의 고용 충격이 더 크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코로나19와 여성고용 :팬데믹 vs 일반적인 경기침체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남성 취업자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최대 2.4% 감소한 반면 여성 취업자 수는 최대 5.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 남성고용 악화…"이례적 현상"보고서는 여성 고용이 남성 고용보다 악화된 것이 이례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건설업·제조업이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어서다. 또 경기침체로 남성이 실직하면 여성이 경제활동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기에는 오히려 여성의 고용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선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남성고용율 하락폭이 여성고용율 하락폭보다 1.5%포인트 높았다. 2008년 금융위기 시에도 남성의 고용율 하락폭이 0.3%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성 고용비중이 높은 비필수직, 대면접촉 업종에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주면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여성의 고용충격을 키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보건·사회복지업의 여성 취업자 비중은 81%, 교육업은 61%, 숙박·음식업 63%로 나타났다.

거리두기로 학교·어린이집이 폐쇄되면서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제약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30세 이상 45세 미만 여성취업자 수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은 95.4%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수가 많은 경우, 육아부담이 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가 고용율이 더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육아부담이 상당부분 여성에게 전가됐다는 의미다.
앞으로 회복도 불확실…"여성 고용회복 지원 필요"보고서는 앞으로 여성 고용의 회복경로도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코로나가 남성의 육아경험을 늘린 점, 유연근무·재택근무 비중이 늘어난 점은 여성 고용 회복에 긍정적이지만 부정적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서다.


가장 큰 부정요인은 팬데믹 이후 사라진 여성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된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직업일수록 자동화에 대한 고용취약성도 높다고 전했다. 이에 팬데믹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장기적으로 인적자본 손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유연근무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