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꼬리표 김오수, 살아있는 권력수사 독립성 지킬까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5.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보좌한 김오수 전 차관이 지명되면서 정권 관련 검찰 수사의 향배에 관심이 모인다. 민감한 사건 수사는 김 후보자 임명 전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친정부 성향이라 평가받는 김 후보자가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전국 주요 검찰청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후보자와 무관한 사건 취합이라는 게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의 설명이다.


준비단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해 일체 보고를 받지 않을 예정"이라며 "대검 반부패부에서 일선청으로부터 취합하려고 한 자료는 준비단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반부패부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대전지검 등의 자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총장 임명 전 정권 겨냥 수사를 서둘러 매듭 지어 김 후보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총장 임명 후 대규모 검찰 인사가 예정되어 있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의 배경이다.


'김학의 사건'의 경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기소 방침이 정해졌고 오는 10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 및 조 대행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불러 조사했다.

수사심의위에서 수사 계속 및 기소 방침을 결론을 낸다면 관련 수사는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것이라 예상되는 이달 말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가 서면 조사를 한 상황에서 총장 임명 후 처분이 된다면 '이해충돌' 문제 등 여러 정치적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준비단은 "이해충돌 사건에 대해서는 향후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정확하게 회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1.5.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다만 김 후보자의 총장 임명 후에도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월성 원전 수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측근 의혹 등은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은 이광철 비서관이 연루되며 청와대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규원 검사를 직접 조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등 청와대, 공수처, 검찰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아울러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 전 총장 아내 김건희씨의 코바나콘텐츠 사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 등은 처리 결과에 따라 윤 전 총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정치적 뇌관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 편향성 비판을 안고 출발한 김 후보자가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만큼 검찰 내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과거 법무부 차관으로 대통령의 법무 참모였던 시절과 검찰총장으로서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내부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총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의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해선 공정한 업무처리가 중요하다"며 "정부 눈치를 보는 순간 내부적으로 신망을 잃고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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