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감염자 속출하는데…가족 모임·상춘객 ↑ '5월발 대유행' 우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이 많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5.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0~600명대로 널뛰는 가운데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간 모임은 물론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이 늘면서 이른바 '5월발 대유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감염병 특성상 모임과 접촉이 늘어날수록 그에 비례해 바이러스 전파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자발적 검사로 코로나19 감염사실을 인지한 '숨은 감염자' 수가 하루 100명 안팎에 이르고 있어 모임 및 야외활동 등에 주의가 요구된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4월30일~5월6일) 동안 전국 선별검사소를 통해 감염 사실을 인지한 확진자는 673명이다.

하루 평균 112명이 감염된 사실을 모른채 일상 생활을 지속하다 자진해 받은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자신이 어떠한 경로로 감염됐는지, 또 누구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다.

여기에 최근 2주(4월22일~5월5일) 간 양성 판정된 9019명 중 2501명(27.7%)이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로 나타났다. 확진자 세 명 중 한 명 꼴로 경로 추적이 안 됐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가정의 달 5월'은 감염 확산을 최소화해야 하는 방역당국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감염에 대한 경계 의식이 점점 허술해지는 분위기 속에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석가탄신일 등 가족 간 모임 등이 잦을 수 밖에 없는 시기여서다. 가족 간 모임은 지난 3월15일부터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징검다리 휴일 등을 이용해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대유행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충북에서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가진 가족모임에 참석한 성남 거주 조카에 의한 확진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관광객 증가 등 외부 영향을 크게 받는 제주에서는 5일 하루 신규확진자 6명이 나왔는데, 이중 5명이 가족 및 친인척 감염으로 나타났다.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광산구 성덕고등학교 집단감염 역시 가족 간 감염에 의해 촉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맑은 날씨를 보인 6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4만5427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만명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2021.5.6/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휴가 지나고 나면 확진자가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연휴에는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데 부득이 외출한다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잘 씻는 것 외에는 예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개인의 위생수칙 준수가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연휴라고 해서 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예방에 참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정의달에는 타지의 친구, 친지와 많이 모일 텐데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차량을 함께 탈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 교수는 "얼마 전 판매 시작한 자가검사키트를 모임 전후로 사용하면 조기 진단 및 방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방역당국은 캠프장이나 호텔 등의 인원 제한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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