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낮춘 김부겸…종부세 이연·손실보상 소급적용 시사

구윤성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차량 과태료 체납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2차 가해 등 공세에 낮은 자세로 사과했다. 배우자의 사업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라는 점과 피해자에게 고통을 줬다는 점은 인정했다. 라임펀드 특혜논란에 대해서도 "개별 투자 내용을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과의 대립은 최대한 피했다. 국회동의 시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결보단 협치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부겸 후보자에 대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동차세 및 과태료 체납 논란을 두고 "과태료 미납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직 후보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직전 컴퓨터 납품·유지·보수 회사를 하던 부인이 자신 명의의 회사 차량을 직원들과 모두 함께 사용하면서 제대로 관리를 못했다는 게 김 후보자 설명이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부부가 과태료 체납 등으로 총 32차례 차량을 압류당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한 점도 거듭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몇 차례 사과를 드렸지만 피해자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여당 귀책사유에도 당헌을 고쳐 4·7 재보궐선거 후보를 낸 점에 대해선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거리를 뒀다.

사위가 펀드환매 중단으로 조단위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특혜를 받아 투자했다는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 공세에는 "왜 특혜인지 말씀해달라"며 맞섰다. 장성한 딸 부부가 김 후보자와 경제 단위가 다르고, 김 후보자가 유력 정치인으로 영향을 미친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또 이들이 투자한 금액에 대한 환매중지 조치로 실제 이익이 아닌 피해를 봤다고도 해명했다.


다만 이 의원이 다른 투자자에 비해 유리하게 적용받은 펀드 가입조건을 열거하자 "자기들끼리 무슨 거래가 있었는진 모르겠다"면서도 "의원님 설명으로는 그렇게 보인다"고도 답했다.

부동산 정책의 조정도 시사했다. 2·4 대책에서 발표했던 공급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한편 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이연제도, 분할 납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코로나19(COVID-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소급적용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논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면 정부도 무조건 재정건전성을 핑계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문제에 대해선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하면서도 "경제계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