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화당 텃밭'서 법인세율 타협 시사 "28%→25~2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칼카슈 다리를 배경으로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루이지애나주를 찾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안과 초대형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제 재건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공화당 아성으로 꼽히는 보수지역 루이지애나주를 방문해 "중국이 우리의 점심을 먹어 치우고 있다"며 "의회는 미국 경제를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해 수조 달러가 드는 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점심을 먹어 치우다'(eat someone's lunch)는 표현은 누군가를 이기거나 뛰어넘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조3000억 달러(약 2585조 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재원은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은 대규모 재정 지출이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증세가 투자 감소와 실업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70년된 칼카슈 다리를 배경으로 교량,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정비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1951년 개통된 이 다리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재건을 약속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다리를 수리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거나 어려워서는 안 된다"며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은 미국을 재건할 청사진"이라며 "우리는 경제를 강화해 다시 상품을 움직이고, 일자리를 얻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국 중국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중국과의 경쟁력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통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광대역 인터넷과 전기차 연구개발(R&D)에 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우리의 점심을 먹어 치우고 있다. 그들은 연구개발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중이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그들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소유할 것이다. 우리는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이 정당한 몫을 내야 한다며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것에 신물이 났다"며 "내가 제안하는 법안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낙수효과는 그리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인세율 25~28%면 절실히 필요한 투자 프로젝트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수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기존에 제시한 28% 인상을 고수할 경우 의회 통과가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타협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인프라 투자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공화당은 지난달 5680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법안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안 예산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자고 역제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