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여러채 돈 많다" 채팅앱서 재력가 행세…여성 3명 '피눈물'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 지난해 2월 A씨는 모바일 채팅 앱에서 40대 남성 이모씨를 처음 알게 됐다. 이씨는 A씨에게 "건축업을 해 재산이 많다"며 "서울, 충추 등에 집도 여러 개고 재테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그러다 이씨는 "재테크를 하는데 열흘 정도 하면 20~30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10만원만 보태서 투자하라"고 했다. A씨는 주변인들도 많은 돈을 벌었다는 말을 믿고 이씨에게 투자금을 보냈다. A씨는 17회에 걸쳐 총 2900만원을 송금했다.

또다른 여성 B씨도 재력가 행세를 하는 이씨의 달콤한 유혹에 빠졌다. 두 사람은 2019년 9월 모바일 채팅 앱에서 만났다. 이씨는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해 지금은 경기도 시흥 인근에서 대기업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씨는 같은 수법으로 B씨를 속였다. 이씨는 "대기업에서 신사업을 하고 있는데 곧 사업발표가 있다"며 "투자하면 최소 10배 이상 돌려주겠다"고 했다. B씨는 이씨에게 900만원을 송금했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지난달 2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피해자 3명에게 73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씨는 채팅 앱으로 만난 여성들에게 지속적으로 투자금, 대여금 등을 요구해 피해자 3명에게 9000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했다. 건설회사를 운영한다던 이씨는 무직상태였다.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이 없던 이씨는 여성들에게 편취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생활비로 쓸 생각이었다.

재판부는 "이씨의 거짓말로 피해 여성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씨가 공갈죄로 집행유예기간 중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 여성들이 대부분 피해액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