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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27만명이라니…잘나가던 美 '고용 쇼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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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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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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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일자리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폭으로 늘어나자 이 같은 통계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같은 지표를 두고 각자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상반된 근거로 삼고 있다.

 [덜루스=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미 조지아주 덜루스의 인피니트 에너지 센터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04.30.
[덜루스=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미 조지아주 덜루스의 인피니트 에너지 센터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04.30.


백신 접종 늘었는데 고용은 예상보다 부진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26만6000개로 3월 77만개는 물론 시장 전망 100만개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 속에 나온 '고용쇼크'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여러 오차들이 통계에 개입했을 수 있다고 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동시장이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놓인 가운데 나오는 경제지표는 변동성이 높고 불규칙하며 비(非) 선형적일 수 있어 커다란 예측 오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봄 팬데믹 직후 초기 반등 국면에서 전문가들이 미국의 경제회복세를 과소평가한 것처럼, 이번엔 반대로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방준비제도(연준) 등이 특정 한 달의 경제지표에 근거해 정책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밝혀온 이유이기도 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고용지표 발표 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 달 데이터를 근본적 추세로 간주하면 안 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모든 미 국민이 접종 자격을 얻게 될 거라 밝혔지만, 이 발표는 4월 고용지표가 취합된 지난달 셋째 주 이후 이뤄졌다. FT와 AP통신은 4월 고용 둔화 원인을 분석하면서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여러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봤다.

팬데믹 이후 보육 부담이 여성 고용 회복을 더디게 하는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월 중 여성 일자리는 16만5000개 줄어든 반면 남성 일자리는 순증했다. 미국의 많은 학교들이 아직 문을 완전히 열지 않은 데다 방과 후 보육 서비스는 부족해 여성이 풀타임 고용으로 돌아오길 망설이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문제로 인해 건설회사와 일부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한 것도 고용 증가 둔화의 원인일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4월 두 분야 모두 채용이 줄었다. 스테파니 아론슨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연구소의 팟캐스트에서 4월 고용지표 둔화 원인 중 하나로 팬데믹 기간 노동시장의 구조가 일부 바뀌었을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팬데믹으로 미국 경제에 많은 구조조정이 있었다"며 "일부 일자리는 완전히 사라졌을 수 있고 일부 고용주들은 새로운 숙련 기술자들을 찾고 있을 수 있는데, 이건 노동자들이 업종을 옮기거나 직업 훈련을 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과 일부 재계 인사들은 부진한 고용지표의 원인을 정부의 실업수당으로 돌린다. 바이든 정부는 주당 300달러의 실업수당을 9월까지 지급하는데 이런 정부 지원이 구직 유인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 재계를 대변하는 미 상공회의소의 빌 브래들리 최고정책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업수당이 사람들을 일하지 않게 해 더 강력했어야 할 일자리 시장을 방해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지난주(4월 25일∼5월 1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9만8000건으로, 팬데믹 후 처음으로 50만 건을 밑돌았다.

사진=블룸버그
사진=블룸버그


민주 "부양책 필요성 보여줘" vs 공화 "부양책 때문에 고용 부진"


고용지표는 수조달러의 추가 재정부양책을 추진 중인 백악관·민주당과 공화당간 정치적 긴장도 고조시킨다. 오는 12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양당 지도부를 초청했다. 이 자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2조3000억달러 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및 1조8000억달러 규모 사회안전망 재정지출에 대한 초당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자리로 여겨진다. 그러나 고용지표를 두고 민주·공화당의 판단이 엇갈리며 재정부양책에 대한 골은 깊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이 지표가 부양책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옐런 장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실업수당이 4월 고용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취약한 고용지표가 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백악관과 민주당에 유리한 측면이다. 미국 진보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의 마이클 매도위츠 이코노미스트는 "(4월 고용지표는) 미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는 사람들의 시각이 현재로선 말이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보수진영은 이번 고용지표를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 매카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위기를 고치고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싱크탱크 미국행동포럼(AAF) 소속이자 조지W부시 행정부에서 경제 자문을 맡았던 더그 홀츠-에이킨은 "단지 지출을 하는 것보다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학 교수는 "(고용지표는) 양측이 기존에 갖고 있던 각각의 포지션을 더 강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며 "민주당은 경제 정체의 위험, 보육위기, 사람들로 하여금 구직을 미루게 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낮은 경기과열 가능성을 보는 반면 공화당은 강화된 사회안전망이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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