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에 봉쇄 푸는 영국...17일부터 해외 여행·실내 만남 허용

사진=AFP

영국이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봉쇄령을 대폭 완화한다. 오는 17일부터 일부 국가에 대해 격리 없는 해외 여행을 허용하고 실내 만남과 술집, 식당 등의 실내 영업을 재개하기로 한 것.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신규 감염자와 사망자가 감소한 덕이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예정대로 잉글랜드 지역에서 코로나 봉쇄조치를 추가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내에서 6인 이하나 2개 가구의 모임이 허용되며 실외 모임은 30명까지 가능해진다. 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집에 가서 잘 수 있으며 술집과 식당, 박물관, 영화관 같은 시설도 실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아울러 17일부터 영국은 일부 국가에 격리 없는 해외 여행도 허용한다. 이른바 '녹색 목록'에 포함된 나라들인데 포르투갈, 이스라엘,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브루나이, 아이슬란드 등을 포함해 총 12개국이다. 다만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해 영국발 입국을 막아 여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프랑스 등은 '황색 목록'에 분류돼 열흘 격리가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3주마다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재평가할 방침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봉쇄령 완화 조치를 확인하고 세부 내용을 밝히기로 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6월 21일부터 코로나 봉쇄령을 완전히 해제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영국이 계획대로 봉쇄령을 완화할 수 있었던 건 신속한 코로나 백신 접종 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지금까지 5300만회 이상 백신을 보급했다. 영국 성인 3분의 2 이상이 1차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된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1월 코로나 확산 정점 당시 하루 5만명을 넘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최근 2000명 아래까지 내려왔다. 9일 신규 확진자 수는 1770명, 사망자는 2명으로 확인됐다.


봉쇄령 완화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영국 경제는 올해 70년여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 따르면 올해 영국 경제는 7.25% 성장이 기대된다고 BBC는 전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의 경제 회복이 "강력하다"면서도 호황이라기보다는 반응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국 경제는 9.9% 위축해 30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썼다. 베일리 총재는 올해 영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