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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퇴직연금기금의 ESG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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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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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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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퇴직연금기금의 ESG 고민
미국 노동부는 퇴직연금기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자산에는 유의해서 투자하라는 지침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기금이 주주총회에서 특히 기후변화 관련 ESG안건에 찬성하는 것도 반대한다. 퇴직연금기금 운용의 최우선 목표는 투자수익을 극대화함으로써 퇴직자들의 생활자금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가장 중시한 것이다.

비재무적 지표인 ESG가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이념으로 부상하면서 노동부의 방침은 논란의 대상이 됐고 최근 개정된 지침에서는 'ESG'라는 말이 아예 삭제됐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노동부의 방침이 변경된 것이며 새 규정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ESG 투자가 허용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ESG 투자가 금융시장 전체 보호와 미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금의 재무적 성과와 상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이달 1일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는 ESG 관련 주주제안이 다 부결되면서 블랙록과 버핏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ESG가 정말로 유용한 방향인지, 아니면 '스스로 돈을 벌지 않는, 일각의 남의 돈으로 하는 착한 척'에서 유래한 실체 없는 구호에 불과한지의 공방이 현장에서 재연된 것이다. ESG 흐름을 선도하는 블랙록은 최근에는 '인권'도 ESG 요소에 포함했다. 이러다가는 블랙홀 개념이라는 '문화'도 포함될지 모른다.

미국 노동부가 취한 입장은 사실 좀 의외다. 누구보다 'S'에 치중해야 할 정부부처가 ESG 투자에 유보적이라는 것은 모순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노동운동은 약 100년이 지나면서 이제 사실상 소멸했다. 대신 그동안 축적된 막대한 퇴직연금기금이 거대 기관투자자가 돼 돌아왔다. 노동이 자본화한 것이다. 퇴직연금기금은 그 배경에 관계없이 자본의 생리에 따른다.

ESG 투자는 ESG 이념에 부합하는 종목에 투자를 장려하기도 하지만 일단은 ESG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종목에 투자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주문이다. 국민연금도 석탄 관련 자산에 투자를 줄이라는 압력을 받는다. 문제는 투자대상을 축소하다 보면 자산운용 여지도 같이 축소돼 기금 전체의 성과가 나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ESG 정보와 재무적 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회계다. 그에 기반해 통합된 '중요성' 기준에 따라 기업공시가 이뤄져야 한다. ESG 평가기준이 난립하는 이유는 기업마다 산업마다 정보의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정보의 중요성 판단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ESG 공시가 증가할수록 평가간 편차가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S와 달리 G는 이미 검증된 지표다. 1990년대부터 학계와 시장에서 투명경영, 윤리경영, 준법경영과 기업가치간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밝혀냈다. 사실상 재무적 지표화했다. 평가기준도 이제 고도로 안정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표들이 사용된다. ESG 이념을 받아들여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에서 유효하게 통용되는 지표로 정착시키는 데는 일단 G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특히 한국과 같이 재벌기업들의 투명경영이 항상 어려운 과제인 곳에서는 ESG에 부응하는 형태와 기능의 이사회제도를 정비하고 잘 가동하는 것이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목표다. 국민연금을 위시한 기관들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ESG와 이사회경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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