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2세 딸, 구두주걱으로 때려 의식불명…양부 구속영장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경찰이 입양한 두 살짜리 여자아이를 학대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로 30대 양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1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A씨(3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4~8일 사이 총 3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거지에서 손과 주먹, 나무 재질의 구두주걱 등으로 B양(2)의 얼굴과 머리 등 신체 부위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기도 한 병원에는 지난 8일 A씨 부부가 입양한 B양이 의식이 없는 채로 실려왔다. B양 몸 상태를 살펴본 병원 측은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이날 오후 6시52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B양 신체 일부에는 멍자국 등 타박상이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고, 뇌손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병원 측은 B양을 인천 가천길병원으로 이송했다. B양은 뇌출혈 증상으로 수술한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양 양부모 및 의료진 면담 등을 통해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한 뒤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울면서 말을 안 듣고 칭얼대서 몇 대 손으로 때렸다"며 "이후 잠 들어 재웠다가 깨웠는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병원에 데려갔다"고 일부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A씨 부부는 2년 전 보육기관 봉사활동 과정에서 입양을 결심하고, 지난해 8월 한 입양기관을 통해 B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B양 외에도 유치원·초등학생 친자녀 4명을 둔 것으로 파악됐다. B양을 입양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화성시는 당시 A씨 가정에 입양 축하금 100만원을 지원했으며, 이후 매달 15만원의 입양아동 양육수당을 지급했다.

경찰은 양부 A씨가 과거에도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비롯해 양모의 학대 가담여부, 다른 자녀에 대한 추가 학대유무 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양 입양 이후 현재까지 피해아동과 관련된 학대 신고는 접수된 적이 없었다"며 "향후 피의자와 관련자 등 조사를 통해 정확한 학대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