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제보 분석중"…정민씨 사라진 그날밤 재구성 한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 실종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씨와 A씨의 아버지가 지난 9일 경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와 함께 경찰은 목격자 진술 외에 분석할 가치가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조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50)는 "A씨와 아버지를 불러 조사했다니 조금 안심이 된다"면서도 "휴대전화 포렌식 대상자를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친구 A씨,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 받아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5.9/뉴스1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0일 서울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지난 9일 친구 A씨와 A씨의 아버지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변호사와 함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의 조사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진행됐고, 10시간 동안 강도 높게 진행됐다.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장 청장은 "친구 A씨의 어머니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고도 했다. A씨의 어머니 휴대전화는 사고 당일 오전 3시30분쯤 A씨가 어머니에게 전화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임의제출 받았다. 지난주 제출을 받아 포렌식 작업은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수색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추가 제보도 받았다. 목격자 7명 외에 또 다른 제보다. 경찰 관계자는 "가치있는 제보로 보고 정밀 분석 중"이라며 "모든 수사가 그날 상황의 재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씨의 휴대전화 담긴 영상에서 언급된 '골든'은 가수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에 나온 '골든'은 골든이라는 가수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이팍(박재범), 레이블 등 힙합에서 쓰는 용어가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골든은 지소울(본명 김지현)이 한 때 사용했던 예명이다.
정민씨 父 "아버지 휴대전화도 포렌식해야"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21.5.10/뉴스1

손씨는 10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 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A씨를 장례식장에 함께 데리고 온 작은아버지, 폐쇄(CCTV)회로 영상에 찍힌 A씨의 운동화를 버린 다른 가족도 사건과 관련이 없겠느냐"며 "A씨의 가족이 언제 서로 통화를 주고받았는지 등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와 A씨 아버지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것과 관련해선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손씨는 "수사 상황을 발표한다는 사실도 오늘에서야 알았다"며 "어쨌든 불러서 진술을 들었다고 하시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A씨 측이 변호사를 대동한 것에 대해선 "죄를 저지른 것이 없는데 왜 변호사를 함께 데리고 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든이 가수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경찰에 발표엔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타당성이 있다"며 "사실 동영상에 등장하는 골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누리꾼들 사이에선 해당 용어가 의대생들 사이에서 시험을 망쳤을 때 사용된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씨는 "피해자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손씨는 "A씨의 행적이나 왜 운동화를 버렸는지 이유라도 하루빨리 들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 부분이 안 되고 있어서 속이 탄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경찰 측에서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수사를 하셔야하니 믿고 기다리겠다"며 "얼마가 걸리든 명백하게 사실을 밝혀만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서초서 강력 7개 팀 모두 투입…"진실 밝히겠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1.5.5/뉴스1

경찰 측은 정민씨의 죽음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을 명백하게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장 청장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초경찰서 강력팀 7개팀이 모두 투입된 상황"이라며 "서울경찰청에서도 형사과장 등이 매일 아침 수사회의에 참여하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민씨가 실종된 서울 반포한강공원의 CCTV 54대와 당시 한강공원을 출입했던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는 분석 중이고, 가치 있는 제보도 들어왔다. 조사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의 소환 조사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소환조사가 늦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기초 자료가 확보된 상황에서 물어봐야 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까지는 정민씨의 수색에 초점을 맞췄고, 시신 발견 후에야 변사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했다는 입장이다. 변사사건 전환 이후 시점으로 보면 소환 조사가 늦지 않았다는 의미다.

장 청장은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정 수사상황을 이야기하다보면 예단이라 의혹제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