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청문회 작심 발언한 文대통령, '비판의 자격' 있나

머니투데이
  • 박종진 기자
  • 박소연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5.10 17:12
  • 글자크기조절
  • 의견 2

[the3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2021.5.10/뉴스1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2021.5.1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국회 인사청문제도를 작심 비판했다. 정책능력을 확인하는 청문회가 아니라 사생활을 들추고 도덕성을 따지는 망신주기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인데 소위 '야당 패싱'으로 29번이나 장관급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에게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발이 나온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를 국회 탓으로 돌린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가 정책 위주의 인사청문회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 등의 인재발굴과 검증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文 "무안주기식 청문회"…여야, 지난해 '개선TF'에도 합의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되고 있다.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다. 이런 청문회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돼 야권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임명 강행 의지도 내비쳤다.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도마에 올라 그동안의 학업과 취업, 경제생활 등이 낱낱이 조명 받고 이런저런 의혹에 휩싸이는 탓에 고위공직을 제안 받고도 거절하는 인사들이 상당했다. 인사청문회 때문에 인재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통용돼왔다.

지난해 11월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 능력 검증은 공개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여야가 뜻을 같이 하고 제도개선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데 합의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4/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4/뉴스1


"청문회 무력화에 사과부터 해야…지명철회하고 제안해야" 文 향한 비판도


그러나 이 같은 공감대와 별개로 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또 다시 장관 후보자들이 논란의 장본인이 된 상태에서 인사 청문제도를 강하게 비판하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합의 채택 등 야당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벌써 29번이나 임명을 강행했다. 이번 부적격 후보자 3인 중 1명이라도 임명한다면 30번째 강행 인사가 나올 판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3번), 이명박 전 대통령(17번), 박근혜 전 대통령(10번) 때를 모두 합친 수준이다.

문 대통령 스스로 인사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시켜놓고 본인이 청문회 제도를 비판하는 꼴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청와대는 인사청문회 제도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이를 무력화한 데 사과하고 본래적 기능을 회복시키겠다고 얘기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할 때도 인사청문회에서 흠결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지금 민주당이 야당이라고 하면 부적격 3명의 흠결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며 "3명 중에 2명 정도는 최소한 물리고 난 뒤에 제안하는 게 맞는다. '내가 잘 아니까 믿고 봐주시고 제도 바꾸자'고 하면 과연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무너진 靑 인사검증시스템부터 바꿔야


무엇보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국회 탓, 야당 탓을 하기보다 청와대의 검증기능부터 회복해야 한다.

장관 후보자들을 발표할 때마다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등 단골 소재는 물론 변창흠 전 장관의 구의역 사고 발언 사례에서 보듯 불과 몇 년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조차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청와대 검증을 통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집권 후반기로 오면서 장관 임명 강행 사례가 늘어난 것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붕괴했기 때문"이라며 "조국 민정수석 시절에 단초가 시작돼서 청와대 감찰 기능이 현저히 저하됐다. 잘못 보고했다가 책임을 뒤집어쓸 수도 있으니 이 사람 안 된다는 보고는 더 못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도 즉각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말씀하신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부당하시다고 하면서 왜 야당일 때는 청문회 후보자들에게 목소리를 높이셨는지, 왜 지금까지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은 안 하셨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적격한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지명철회를 안 하신다면 국민적인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부적격 장관 3인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과 인식은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했다"며 "장관후보자들 모두 능력 있고 발탁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나 야당 의견과는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바이든 '땡큐'의 이면…"잘못하면 日처럼" 경고등 켜진 삼성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