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의대생 친구A' 父병원 별점테러"…속도 붙는 신상털기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스1

고(故) 손정민씨 사고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에 대한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A씨에 대한 의혹이 쌓이자 A씨의 신상을 알면 사건의 진상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11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 A씨와 그의 부친 B씨에 대한 신상이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에는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손정민 옆에 있는 친구가 맞느냐', '확실히 범인이다'라는 영상까지 올라오고 있다.

A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의 상호명을 공개한 뒤 '별점테러'를 하자는 글도 그대로 올라왔다. 실제 해당 병원에는 각종 비난 댓글이 달렸다.

A씨의 가족이라고 지목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사건 발생초기 전 강남경찰서장, 강남세브란스병원 의사가 A씨의 아버지 혹은 삼촌이라고 지목됐으나 아니였다.

여러 사람을 돌아 현재의 B씨가 지목된 셈이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 정민씨가 재학했던 중앙대 의과대학 학생회도 무분별한 신상털기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사건이 터진 후 관계자의 신상이 털리는 것은 관행이 됐다. 지난 5일 관악구의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해 큰 부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20대도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전화번호와 직업까지 온라인에 공개됐다.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5.10/사진 = 뉴스1

법조계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피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고 비난하는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만일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제 3자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 피해자는 신상을 공개하고 비난한 사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70조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일 댓글이 허위라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계 관계자는 "모든 피의자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섣불리 범죄자로 단정하는 것은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며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고 해서 신상을 공개하고 비난 댓글을 다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했다.

아울러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경우 비난한 사람들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어떠한 비난의 표현을 담고 있지 않거나 불법으로 얻은 정보가 아닌 경우에는 신상을 공개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그말는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공무원이나 기업 관계자 등 개인정보를 다루는 '개인정보처리자'를 적용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모욕적 표현이나 부정한 목적이 아닐 경우에는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