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에 엔젤투자 '훨훨'...개인투자조합 1조원 돌파

엔젤투자 등 개인투자조합 결성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투자된 금액음 7652억원, 투자를 받은 기업은 2360개로 조사됐다.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18~19명씩 모여 1개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평균 3500만원씩을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3월 기준 운용 중인 개인투자조합의 결성액이 1조623억원, 누적 투자액은 76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결성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01년 5월 개인투자조합 등록제도를 시행한 이후 20년 만이다.

개인투자조합은 엔젤투자자(개인)나 창업기획자 등 법인이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목적으로 결성해 '벤처투자법'에 따라 등록한 투자조합이다. 49인 이하 조합원 규모로 1억원 이상을 출자해 5년 이상을 운영해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운용 조합 결성액 1조원개인투자조합 수는 2017년 이후 법인의 조합 결성 허용과 2018년 개인투자액 소득공제 확대, 투자요건 완화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결성액은 역대 최대규모인 324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44.3% 증가한 역대 최다인 485개 조합이 결성됐다. 올해 1분기에도 작년 1분기에 결성된 76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56개가 신규 결성됐다.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조합당 평균 결성액은 6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평균 결성액은 7억2000만원으로 2017년 이전(5억4000만원)보다 33.3% 증가했다. 이는 2018년부터 모태펀드가 출자한 조합 수와 결성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조합의 최소 결성규모에 달하는 20억원 이상의 조합 수 비중은 7.4%를 기록했다. 20억원 이상 조합의 결성액 비중은 전체 49.7%를 차지했다.
작년 법인 결성 조합 비중 34.4%
2017년부터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의 조합 결성이 허용되면서 법인 결성 조합의 비중이 급증했다. 2016년 5%대에서 2017년 20.1%, 지난해에는 34.4%까지 증가했다.

법인이 결성한 조합이 늘어나면서 전체 결성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2.3%에서 지난해 56.4%로 커졌다. 법인 결성 조합의 최근 5년간 평균 결성액은 13억3000만원으로, 전체 조합 평균(6.8억원)의 약 2배, 개인이 결성한 조합 평균(4.6억원)의 3배 규모에 달했다.

법인이 결성한 조합의 출자자(유한책임조합원) 수는 개인이 결성한 조합보다 평균 4.7인이 적지만, 일반법인과 모태펀드 출자가 많아 출자자당 평균 출자액이 3.5배가량 컸다.
1인당 3600만원 출자…서울 45.6세 금융업 남성 많아 최근 5년간 개인투자조합 분석 결과, 조합당 평균 출자자 수는 18.8인, 출자자 1인당 평균 출자액은 3600만원이다. 평균 출자액은 2016년 3000만원에서 2017년 2700만원, 2018년 3300만원, 2019년 4400만원, 2020년 3800만원으로 바뀌었다.

조합에서 관리·운용·투자를 집행하는 업무집행조합원(무한책임조합원)은 일반적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45.6세 남성이었다. 주로 자산운용사 등 금융업에 종사했다.

일반 출자자(유한책임조합원)도 서울에 사는 47.2세의 남성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지난해 평균 출자금액은 2016년 1700만원보다 600만원 증가한 2300만원이었다.
누적 투자금액 7652억원, 투자기업 2360개조합 등록제 시행 이후 올 1분기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7652억원으로 전체 운용 중인 결성액(1조 623억원)의 72.0%를 차지했다. 누적 투자기업 수는 2360개로 기업당 평균 3억2000만원을 투자받았다.

특히 지난해 투자액은 전년보다 36.8%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인 2534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한 기업 수는 44.0% 증가한 835개다. 투자 상위 3개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순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창업·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활발해지도록 지난해 벤처투자법을 제정·시행하면서, 투자의무비율 완화(전액→50% 이상) 및 상장법인 투자 허용(10% 이내) 등 제도를 시장친화적으로 개선했다. 다만 조합 결성이 대폭 늘어나면서 출자자를 보호하고 업무집행조합원이 조합을 책임 있게 운용하도록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기부는 "건전한 엔젤투자 시장을 조성을 위해 조합 결성 주체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고, 출자금 20억원 이상의 조합을 운용하는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해 조합운용상황 공시 의무를 신설하는 등 조합 관리·감독을 강화해 제2벤처붐이 지속·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