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가 안압 실시간 측정…녹내장 실명 막는다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제작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안압을 측정하는 모습. /자료=박장웅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

국내 연구진이 콘택트렌즈 착용만으로 녹내장 징후를 관찰할 수 있는 안압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무선통신 기능도 갖춰 간편한 데이터 관리도 가능하다.

한국연구재단은 11일 박장웅 연세대 교수, 김홍균 경북대 교수,김대우 경북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미세한 안압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안압센서와 무선회로를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삽입하고, 스마트폰과 무선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안압은 녹내장을 진단하는 지표로 쓰이지만, 수면상태에도 변하는 특성상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병원 내원 당시 측정한 안압만으로 녹내장 징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은 진행되면 시야 결손·실명이 나타날 수 있어 예방과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300nm(나노미터) 두께의 신축성 있는 초박형 실리콘으로 제작한 고감도 안압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무선통신회로와 연결한 콘택트렌즈를 만들었다. 이는 실제 소프트 콘택트렌즈 두께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축성과 착용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압 센서가 내장된 콘택트렌즈가 개발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무선통신 기능을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안압 모니터링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었다.

고감도 안압 센서-무선통신(NFC) 회로가 집적화된 무선 모니터링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 및 실제 사진. /사진=박장웅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

연구팀은 1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 착용 성능과 안정성을 살펴본 결과 작동과정에서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물감이나 각막 상처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제품 상용화를 위한 임상 3상 시험에 약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장웅 교수는 "기존의 안압 측정기기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스마트폰으로 안압 수치를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병원 내원시에만 안압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안압을 연속 모니터링해 녹내장 진단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1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