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자율로 '차이니즈월'…실패시 형사처벌까지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투자회사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오는 20일부터 정보교류차단제도(차이니즈 월·Chinese wall)를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전환된다.
관련 규제부담이 과도하고 회사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자본시장법은 기본 원칙만 정하고 구체적인 규제는 회사 스스로 설계·운영하게 됐다.

금융회사의 자율성이 높아진 대신 정보교류 차단에 실패할 경우 인허가취소·업무정지 등 행정제재부터 5년이하 징역 또는 2억원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사후적인 책임이 무거워졌다. 해당 정보로 부당이득을 봤다면 이익 또는 회피손실액의 1.5배 이하에서 과징금도 물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사항은 오는 2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라 금융회사는 미공개 중요정보와 고객 자산 관련 정보(투자자 상품 매매·소유현황 정보, 집합투자재산·투자일임재산 등 구성내역·운용 정보)의 교류를 제한하기 위해 내부통제기준에서 차단대상 부문, 금지대상 행위, 예외적 교류 요건·절차 등을 정해야 한다. 차이니즈월 총괄 임원을 지정하고 임직원 교육 등도 실시해야 한다.

임직원 위반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기준을 설정·운영한 경우에는 감독자 책임을 감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겸영업무시 금융위에 대한 사전보고는 사후보고로 전환되고, 일부 내부통제업무(준법감시인·위험관리책임자·내부감사는 위탁 금지) 외 모든 업무의 위탁을 원칙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규제부담이 완화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교류 차단제도를 내부통제기준에 따라 금융회사 스스로 설정·운영하되, 차단 실패시 보다 엄격한 사후 제재가 부과된다"면서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이 한층 제고돼 혁신적인 기업에 대해 창의적인 방법을 활용해 자금 공급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