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주덕읍 주민 "송원요양병원 장례식장 운영 결사반대"

11일 충북 충주시 주덕읍 주민이 송원요양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장례식장 운영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2021.5.11/© 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 주덕읍 주민이 송원요양병원 장례식장 운영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11일 주덕읍 주민 40여 명은 송원요양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병원 측에 장례식장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이날 '장례식장 설치 철회하라', '김종순 이사장은 주민 의견 반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장을 찾았다.

주덕읍 이장협의회는 "병원 측은 2년 전 주민에게 장례식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며 "최근 장례식장 신고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주민 의견은 단 한 차례도 듣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민은 "주민을 속이면서까지 장례식장을 몰래 추진한 의도가 뭐냐"며 "사업체를 8개나 가진 이사장이 돈에 눈이 멀어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동계장, 이장 등 주민 5명은 삭발을 하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단체로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상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례식장 건물 바로 옆에 사는 한 주민은 마이크를 들고 "매일 곡소리를 듣고 어떻게 살 수 있겠냐"며 울부짖기도 했다.

송원요양병원은 2년 전 시설 확장 공사를 시작하며 영안실도 설계에 포함해 주민 반발을 샀다.

그러자 병원 측은 설계를 변경해 영안실을 빼고 장례식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주민에게 약속했다.

실제 병원 측은 처음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병상을 늘리는 것으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지상 5층으로 증축하며 지하층을 영안실로 변경했다.

11일 충주 주덕읍의 한 이장이 장례식장 반대 집회에 참석해 삭발하고 있다.2021.5.11/© 뉴스1

건물이 완공되자 병원 측은 지난달 15일 충북도에 장례식장을 내용으로 하는 부대사업 개설신고를 했다.

이후 충주시에 장례식장 영업신고를 했는데 시는 장례식장 물품 비치가 미비하다며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은 지난 4일 병원 이사장과 만나 계획 철회를 요구했는데 이사장은 끝내 답변을 주지 않았다.

결국 주민은 집회를 열고 장례식장 운영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고, 시장 면담과 릴레이 1인 시위 등으로 장례식장 운영을 저지하기로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이사장이 주민은 손톱만큼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주민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보통 장례식장은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요양병원은 부대시설로 신고만 하면 장례식장을 운영할 수 있다.

주덕읍에는 장례식장을 찬성하는 주민도 있는데, 위치가 읍내 중앙이 아니라 외곽에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병원 관계자는 "주민과 대화로 상생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지역주민 할인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이용자는 "하루가 멀다고 노인들이 저세상으로 가는데 코앞에 장례식장이 생기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다"고 에둘러 주민 편을 들었다.

11일 충주 주덕읍에 사는 한 주민이 자신의 집 바로 옆에 장례식장이 운영되면 '어떻게 사느냐'며 울부짖고 있다.2021.5.1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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