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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억 초고가 전세 '보유세 0원'..1주택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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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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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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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억 초고가 전세계약이 체결된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청담 건물 조감도. /사진=브르넨 홈페이지
71억 초고가 전세계약이 체결된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청담 건물 조감도. /사진=브르넨 홈페이지
"70억짜리 주택에 전세 살면 보유세 한 푼도 안내는데, 어렵게 대출받아 서울에 공시가격 6억 넘는 중소형 아파트 사면 재산세를 더 내야하는 게 정상인가요."

평당 1억이 넘는 초고가 전세 거래 소식이 알려진 뒤 어렵게 내집을 마련한 1주택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 현금 보유액과 담세력은 초고가 주택 세입자가 훨씬 높은데 현행 세법상 이들은 보유세를 전혀 내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강남 부촌 청담동서 70억 초고가 전세 계약…매매시 보유세 1억원 내외 추정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BRUNNEN) 청담' 전용 219.96㎡(5층)이 7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직전 최고가는 2018년 1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주상복합 단지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38㎡(44층)으로 50억원이었는데 이보다 21억원 높다.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전용면적 기준 3.3㎡당 1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6월 준공한 브르넨청담은 지하 3층~지상 7층 1개 동에 8가구가 들어선 최고급 주택이다. 이번에 전세 계약된 매물은 최상층 펜트하우스로 5~7층 3개층을 한번에 쓰는 삼중 복층 구조로 세대 내 욕실만 4개를 갖췄다.

계약자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변 고급주택 거래 전례를 고려하면 사업가, 연예인, 외국계 기업 임원 등 고액 자산가로 추정된다.

71억원이면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시세 15억 초과 서울 아파트 4채를 한 번에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본인 의사만 있다면 충분히 집을 살 능력이 된다. 하지만 이 세입자는 내집 마련 대신 전세를 선택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1주택자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가 전세 과세를 주장한 A씨는 "시세 3억짜리 집에도 재산세가 부과되는데 고소득층이 사는 수십억대 집이 전세라는 이유로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는 게 과연 형평성에 맞냐"고 했다.

실제로 해당 주택 세입자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보유세는 '현재 본인이 소유한 물건'에 부과되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사후 돌려받는 '채권' 형태인 보증금은 과세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

만약 이 주택을 구매했다면 얼마의 보유세를 내야할까. 매년 1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내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택과 시세가 비슷한 인근 '청담 PH129' 전용 273.96㎡의 올해 공시가격은 57억9300만원인데, 1주택자(60세 미만, 보유기간 5년 이내) 기준 보유세 예상 납부액은 8730만원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해당 주택 전세 세입자는 자금이 부족한 게 아니라 다른 제반 여건을 고려해서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지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지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정부 고가주택 과세 난색…전문가 "개편 논의할 때" vs "1주택 보유세 완화 우선"


고가주택 과세 여론에 정부는 난색을 표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가 전세에 세금을 물리려면 보유세 이외 별도 세목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전세 거주자는 집값 상승에 따른 기대이익이 없는데 보증금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며 "고가 전세 거주자도 대출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기준이 적용되므로 규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번 사례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평가와 정책 조언도 엇갈린다. 고가주택 전세 세입자는 담세능력을 고려해 적절한 과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증세 기조부터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전세 보증금 70억원 세입자가 시세 15억원대 1주택 보유자보다 담세능력이 크다는 것은 타당한 지적"이라며 "프랑스는 일정 금액대 이상 고가주택 세입자에 주민세 형태로 세금을 더 물리는데 이런 제도를 참고해서 세제 개편 논의를 할 만한 상황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 교수(납세자연합회장)은 "수십억원대 자산가가 왜 기본적인 내집 마련 욕구를 버리고 세입자를 선택했는지 그 기저를 살펴야 한다"며 "고가주택이란 이유로 1주택자에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며, 이에 대한 합리적인 보완책을 먼저 마련하는 게 세제 정상화 측면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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