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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이럴거면 차라리 사람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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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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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사람이 편집하던 시절이 더 낫지 않나요"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포털에 근무하는 인사와 대화중 돌연 이런 얘기가 튀어 나왔다. 드루킹 사건 등 정치적 공방을 피해 뉴스배열에 알고리즘을 도입했지만 정치권의 압박과 논란은 계속되고 도리어 포털 뉴스의 질은 악화됐다는 비판에 대한 답변이다. 그래도 사람이 했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넋두리다. 현재 포털뉴스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자인이기도 하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포털관련 일련의 제재 논의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의 뉴스서비스를 관리감독하는 기구 설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포털의 알고리즘 기사 배열을 검증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독립 기구를 설치해 공정한 여론 형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 '포털 알고리즘 투명화법'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정부주도 공영포털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포털 알고리즘을 믿을 수 없으니 정부주도로 사람이 직접 편집하는 포털을 만들어 보다 양질의 뉴스를 노출시키고 여론을 정화하자는 주장이다.

두사람의 문제제기는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한다. 김남국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우리 인구의 75% 정도가 포털을 통해 기사를 보고 있는데 결국 포털 알고리즘에 의해 강제되는 뉴스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더 나아가 "현재 포털은 일종의 정치적 포르노이며 질낮은 기사가 모여 악취를 풍긴다"고 힐난했다.

문제는 이들의 현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다. 이들은 공히 포털 알고리즘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보수, 야권편향 뉴스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돼 국민 여론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접근이다. 실정(失政)의 책임을 언론과 포털뉴스에 떠넘기는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 이들의 주장처럼 포털뉴스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물론 알고리즘이 진보적 성향의 독자에게 보수기사를 노출한다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진보적 독자들일 수록 보수적 기사를 더 비판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으로 봐야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는 댓글만 살펴봐도 알수있다. 정치적 의도로 알고리즘을 손보자는 정치인들이 착각하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이들이 대안으로 내놓은 알고리즘 공개나 공공포털 구축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김남국 의원은 정부산하에 뉴스포털 이용자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다. 그런데 정부소속 기관이 민간 뉴스서비스에 시정을 요구하고 기사배열 기준을 제시에 알고리즘 검증까지 맡는다는 게 말처럼 가능한 일일까. 당장 정부가 뉴스편집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려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나아가 국민 세금으로 공영포털을 운영하자는 주장은 공당소속 의원의 주장이 맞는지 귀를 의심케한다. 그가 운영주체로 언급한 편집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 문제는 차치하고 라도 공영포털 참여언론에만 정부 광고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관제포털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들의 주장이 5공시절 보도지침을 연상케한다는 비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알고리즘이 문제가 없는게 아니다. 본질적으로 오늘날 포털시스템은 자극적 뉴스를 앞세워 클릭을 조장하고 그런 류의 기사에 이용자들을 더 오래 머물게한다. 이는 포털의 상업적 의도와 무관치않다. 눈뜨고 보기 어려운 선정적, 기십성 기사가 양질의 기사를 밀어내고 연일 포털 조회수 상위권을 도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물론 포털의 가두리에 갇혀 클릭경쟁을 벌이는 언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근본적으로 이같은 뉴스지형은 2018년 드루킹 사태이후 양대 포털이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위해 알고리즘을 전면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뉴스는 다른 서비스보다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큰 공적 활동임에도 충분한 성찰없이 알고리즘을 도입했다는 비판이 뒤늦게 나오는 이유다.정말 포털뉴스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정치적 의도를 앞세우기보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 그렇게 못할 거라면, 차라리 예전처럼 사람이 하는 방식으로 되돌리는게 더 낫다.

조성훈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조성훈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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