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버려진 밀입국 다섯 소녀… 美, 계속되는 '국경 위기'

미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보이는 다섯 명의 소녀들이 텍사스 주의 한 농장에서 발견됐다. /사진=토니 곤잘레스 텍사스 주 하원의원 트위터

미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보이는 다섯 명의 소녀들이 텍사스 주의 한 농장에서 발견됐다.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텍사스 주 리오그란데 강 인근 퀘마도의 한 농부는 최근 자신의 농장에서 불법 이민 소녀 다섯 명을 발견했다.

토니 곤잘레스 텍사스 주 하원의원은 "어린 소녀들이 굶주린 채로 울고 있었다"며 "한 명은 걸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너무 어려 벌거벗은 상태로 기어다니고 있었다"고 밝혔다.

토니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녀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바이든 정부의 '국경 위기'(Border Crisis)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태그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발견한 농부는 "당시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정부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쉴 곳과 음식을 제공했다"며 "만일 내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밀입국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농장에서 생활한지 70년이 넘은 그는 이런 상황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은 아이들에 대한 몇 가지 절차를 거친 뒤 보건복지부 측 지원을 받도록 조치할 계획라고 밝혔다. ABC7뉴스에 따르면 아이들의 연령대는 생후 11개월부터 7살까지 다양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온두라스, 나머지 2명은 과테말라 출신으로 추정되며 다행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 국민들의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다. 불법 이민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친이민 정책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 폭스뉴스의 또 다른 보도에 의하면 지난 3월 기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17만 20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정부가 몰려드는 이민자들을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공화당 주지사 20명은 바이든 정부 측에 남부 국경 위기에 대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비정부기구(NGO) 및 민간단체와 협력해 (이민자들의) 주거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