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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노조 리스크'…디스플레이 '첫 파업' 앞으로 사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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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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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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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노조 리스크'…디스플레이 '첫 파업' 앞으로 사흘 분수령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의 길목에 섰다.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막판 분수령이다. 노조가 이르면 다음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지 1년만에 삼성그룹에서 발생하는 첫 파업이 된다.

미국 주도의 첨단기술 패권경쟁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노조의 결정은 향후 삼성의 사업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파업으로 기운 지 오래다. 지난 4~7일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재적 대비 71.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조합원 2413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1896명을 기준으로 하면 91%(1733명)가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 내부적으로는 파업의 시점과 강도에 대한 결단만 남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중노위가 14일까지 조정을 진행한 뒤 노사간 견해차를 좁힐 수 없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이번 주말부터 쟁의권을 확보한다. 양측이 합의하면 조정 기간이 최대 10일 더 연장되지만 현재 분위기는 낙관하기 어렵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경영진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간극이 상당한 상황이다.

노조 일각에서는 첫 파업이라는 상징성과 파업에 따른 사업 경쟁력 약화 우려 등을 두고 이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표 결과에서 드러난 반대표가 이런 고민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투표에 불참한 조합원 중 상당수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한 조합원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파업 등으로 문제가 커지거나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은 조합원들도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재계 관계자는 "파업 하면 떠올랐던 현대차가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이어가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만재 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 김정란, 이창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부터)이 지난해 2월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출범식'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김만재 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 김정란, 이창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부터)이 지난해 2월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출범식'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삼성디스플레이에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삼성그룹이 암묵적인 무노조 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성과 보상 체계가 오히려 노조 설립의 씨앗으로 작용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치를 밑돈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 등을 통해 표출되면서 20·30대 MZ세대 직원 중심의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의 임금 협의는 경영진과 임직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에서 이뤄졌다. 노사협의회는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무조건 설치해야 하는 협의기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20년 가까이 노사협의회가 노조를 대신해 임금과 복지후생 등을 협의했다.

성과급은 노사간 협의 사항이 아니지만 계열사와 사업부별로 차별화된 삼성식 성과 체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이익을 뒷받침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적자를 강요당하는 구조에서 실적을 근거로 성과급을 줄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었다.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공식 출범한 노조는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몸집을 불렸다. 현재 조합원은 전체 직원의 10%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초 그룹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지난달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까지 경영진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경영진은 올초 노사협의회와 협의한 임금 수준을 사내에 통보하고 이와 별도로 노조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노조와의 임금협상 결과는 노조 조합원만 적용받는 구조다.

재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노사 갈등이 삼성그룹을 넘어 재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한다. 동종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LG전자 등에서 최근 1~2년 사이 사무직 노조가 잇따라 설립됐다. 기존 생산직 노조에 더해 사무직 노조까지 만들어지면서 경영진의 부담이 더 커졌다. 사무직 노조와 생산직 노조가 성과 평가 논의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점도 경영진으로선 곤혹스러운 문제다.

4대 그룹 한 임원은 "노조가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않으니 회사로서도 노사 대립 사항을 명쾌하게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노무 담당 부서에서는 복수 노조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하소연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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