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사업 입찰과정서 뒷돈받은 건보공단 직원 징역 10년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수백억 상당의 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편의를 봐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직원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선일 김태균 이승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건보공단 전산직 직원 A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1억 9890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건보공단 전산직 직원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69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함께 넘겨진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조업체 관계자 C씨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D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E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건보공단에서 전산관리 업무를 하던 A씨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C씨, D씨, E씨로부터 각각 뒷돈을 받고 이들에게 19억~199억 상당의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업을 수주하거나 수주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업체들에게 먼저 요구를 한 후 현금을 챙기거나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업체들에게 공단 내부 사업일정,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동안 A씨는 C씨를 비롯한 업체관계자들에게 1억989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B씨도 C씨에게 업무상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C씨로부터 총 4회에 걸쳐 제주도 여행권 등을 비롯해 약469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A씨가 수수한 뇌물액수는 상당하며 수수기간도 짧지않다"며 "A씨와 B씨의 범죄행위로 인해 공단 직무의 불가매수성에 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C씨는 D씨, E씨에 비해 뇌물 공여과정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뇌물공여액도 상당하다"며 "C씨의 범행으로 공단 사업 수주 결과가 바뀐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 또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점은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피고인들은 대부분의 범죄사실에 관해 자수·자백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 등은 항소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