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골'이 팀 내 1위, 맨시티 우승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

지난 9일 첼시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라힘 스털링(왼쪽 3번째)이 팀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그동안 '확실한 골잡이'의 존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였다.


지난 시즌 EPL 정상에 오른 리버풀엔 모하메드 살라(19골)와 사디오 마네(18골)가 있었고,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맨시티가 EPL 2연패를 이룰 당시엔 세르히오 아구에로(2시즌 연속 21골)가 버티고 있었다.

또 2016~2017시즌 우승팀인 첼시엔 디에고 코스타(20골)가,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 우승 당시엔 제이미 바디(24골)가 우승팀들의 최전방을 책임진 '해결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맨시티의 EPL 우승은 그래서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우승이 확정된 12일(한국시간) 현재 팀 내 득점 1위 선수는 12골을 기록 중인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EPL 우승팀에 늘 있었던 해결사들의 기록과는 거리가 먼 데다, 그의 EPL 득점 순위도 10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맨시티는 35경기에서 72골을 넣은 EPL 최다 득점 팀이다. 확실한 골잡이가 없는 대신, 어디에서든 득점이 나올 수 있는 팀이 됐다는 의미다. EPL 정상을 향한 맨시티의 행보가 더 무서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맨시티는 귄도간에 이어 라힘 스털링이 10골, 리야드 마레즈가 9골, 가브리엘 제주스가 8골을 넣었다. 필 포든과 케빈 데 브라위너는 각각 7골과 5골을 책임졌고, 수비수 존 스톤스와 미드필더 페란 토레스도 4골씩을 기록했다. 올 시즌 EPL에서 1골이라도 넣은 선수는 무려 16명, 5골 이상 선수는 6명이나 된다.

그나마 2위 맨유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17골로 손흥민과 함께 득점 3위에 올라 있고, 마커스 래쉬포드와 에딘손 카바니가 각각 10골과 9골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메이슨 그린우드(7골)를 더해 EPL에서 5골 이상 넣은 선수는 이들 4명 뿐이다. EPL에서 골맛을 본 선수도 14명으로 맨시티보다 더 적다.

여기에 맨시티는 EPL에서 유일하게 0점대 실점률(35경기 26실점)을 기록한 수비까지 뒷받침됐다. 어디서 득점이 나올지 모르는 데다 수비까지 뒷받침되니, 맨시티의 고공비행을 멈출 만한 경쟁팀들은 쉽게 나오지 못했다. 결국 맨시티는 EPL 3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에 성공했다. 그동안 EPL 우승팀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과는 거리가 먼 방법으로 일궈낸 값진 우승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EPL 우승이 확정된 12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걸린 맨시티 우승 현수막.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