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홈술'....떡볶이 파는 양주회사, 옷 파는 맥주회사

하이트진로 'CU두꺼비 홈술상' 시리즈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과 혼자서 마시는 '혼술' 트랜드가 확산되자 주류업계가 관련 아이디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곰표맥주' 사례처럼 한번 유행을 타면 폭발적으로 번지는 최근 소비 트랜드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업계가 홈술과 혼술을 테마로 한 협업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는 하이트진로의 소주브랜드 진로와 편의점CU가 협업한 'CU두꺼비 홈술상' 시리즈다. 포장마차 감성을 집에서 느끼도록 한 '술상안주' 콘셉트다. 소주안주로 적합한 재료인 돼지고기와 곱창 등이 주재료다. 진로 소주를 상징하는 캐릭터 두꺼비가 패키지에 사용돼 정감을 더한다.

증류주 브랜드 화요는 음료제조업체 해태htb의 복숭아봉봉과 협업한 '화요 봉봉 세트'를 출시했다. 소주, 위스키 등 증류주를 칵테일이나 하이볼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려는 젊은 홈술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화요25의 375ml 1병과 복숭아봉봉 340ml 1캔, 칵테일 컵 1잔, 일러스트 스티커로 구성돼 있어 손쉽게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소주잔 기준, 화요25 한 잔에 복숭아 봉봉 3잔과 얼음을 함께 넣으면 된다. 동봉된 칵테일 컵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진 생분해 컵이다.

화요와 해태htb의 화요봉봉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매출이 급상승한 코코넛 럼 리큐어(혼성주) '말리부'를 죠스떡볶이와 협업한 패키지 상품 '떡볶이엔 말리부'를 한정 출시했다. 코코넛 향과 부드러운 버터 럼이 특징인 말리부가 맵고 단맛이 어우러진 떡볶이와 조합을 이룬다는 점에 착안했다. 말리부 오리지널 200ml 1병과 말리부 라임 200ml 1병으로 구성됐고 선착순으로 죠스떡볶이 쿠폰을 증정했다. 해당 이벤트의 반응이 뜨겁자 페르노리카는 최근 배우 이도현을 앞세운 '떡볶이엔 말리부' 디지털 광고를 찍는 한편, 다음달 떡볶이 패키지를 대형마트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떡볶이엔 말리부'

비어케이의 맥주브랜드 칭따오는 남성 쇼핑앱 '하이버'와 협업한 '칭따오X하이버 콜라보 컬렉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집에서 편안하게 맥주를 즐기며 입을 수 있는 일명 '홈술웨어'이자 집 근처 가까운 곳을 나갈 때 입기 좋은 '원마일 웨어'가 콘셉트다. 홈술·혼술할 때 입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 올릴 때의 패션아이템을 노렸다. 반팔 맨투맨 5종과 양말 5종으로 구성됐고, 라거 그린, 위트 크림 등 칭따오의 다섯가지 제품의 상징 컬러가 적용됐다. 칭따오의 설립년도를 상징하는 1903 숫자와 마스코트 팬더를 자연스럽게 제품에 녹였다.

주류업계의 홈술·혼술을 모티브로 한 협업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주류문화 변화가 뚜렷한 까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0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술(75%)과 홈술(72%, 이상 중복허용)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보며 홈술하는 사람을 지칭한 '넷술족'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홈술족 공략 마케팅이 흥미 위주의 소장과 재미를 위한 굿즈에서 나아가 실용성도 추구하는 협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종간 협업은 신규고객 창출 효과 외에도 자사브랜드에 익숙한 충성고객에게 신선함을 전달해 브랜드 이미지를 리뉴얼하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칭따오X하이버 콜라보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