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다쳐도 일터로…“온라인배송노동자에게 산재 적용하라”

마트노조 경남본부는 12일 오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 배송기사 A씨는 엘리베이터 없는 5층까지 배달하기 위해 등짐을 지고 계단을 올라갔다. 벽에 기대 바구니를 내려놓다가 등뼈가 부딪히면서 골절됐다. 3개월 치료·2개월 요양 진단이 나왔다. 1개월 치료받았더니 청구된 금액은 1000만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던 A씨는 차량을 처분해야 했다.

# 물건을 싣고 정리하던 B씨는 운반도구(돌리)에 발가락이 찍혔다. 왼쪽 엄지발가락 골절로 병원비 150만원이 나왔다. 치료받느라 쉬는 바람에 187만원이 넘는 용차비가 부과됐다. 용차비 때문에 다시 근무에 나섰으나 발가락에 무리가 갔다. 결국 재수술을 받으면서 추가로 치료비·용차비를 감당해야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경남본부(이하 마트노조 경남본부)는 12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온라인배송노동자는 아프고, 다치더라도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어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할뿐더러 쉬는 기간 동안 용차비(대체차량·인건비 비용)까지 지급해야 한다”며 “비용 부담으로 일터로 가서 무리하다가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마트노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배송노동자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1시간으로 주 66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량물 배송으로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많고, 배송 과정에서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짚었다.

마트노조 경남본부는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에 필수적인 업무를 하는 필수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며 “산재 보험 적용으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배송노동자 산재적용 투쟁을 위해 전국 마트노조본부가 지방청과 매장 앞에서 피케팅을 하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선다.

마트노조 경남본부는 6월13일 온라인배송노동자 분회 결성식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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