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를 부산 초량 생태하천 공사…"차라리 주차시설 생겼으면"

12일 오전 부산 동구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10년째 진행되고 있다.2021.5.12/© 뉴스1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벌써 공사 시작한 지 몇 년째인지, 먼지도 많고 공사 자재 때문에 주차 공간도 없어 손님도 안 와요."

기약 없는 부산 동구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공사에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볼멘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 11시 부산 동구 300여m 길이 초량천 인근.

초량천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공사 자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사고 위험이 커 보였다.

또 여기저기서 공사로 인한 소음이 심해 지나는 주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주차공간이 별도로 없어 작업자들 차량은 도로 가로변에 아무렇게나 주차돼 있고, 인도도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은 탓에 주민들은 지나는 차와 바싹 붙어 걷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상인들은 몇 년째 지속되는 공사에 매출이 확연히 감소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6년째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0대)는 "공사 전부터 교통이 안 좋아 손님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아예 사람이 걸어 다니기도 힘든 상태라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포장 주문이 많아 손님들이 길가에 잠시 차를 대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공사 때문에 그럴 공간도 없어 손님 발길이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돼지국밥 장사를 50년째 하고 있다는 박모씨(67)는 "공사 소음과 먼지에 영업 타격을 받아 부산시에 민원을 넣은 지 이미 오래"라며 "앞으로 가게 앞에 바로 버스가 지나다닐 거라고 하던데, 그러면 누가 국밥을 먹으러 오겠냐"고 역정을 냈다.

12일 부산 동구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공사 속 인도가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아 한 주민이 도로 위를 걷고 있다.2021.5.12 /© 뉴스1 백창훈 기자

초량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시에 따르면 생태하천 복원 사업은 2011년 서울 청계천과 비슷한 생태하천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총사업비 370억을 들여 중앙대로~부산고등학교 425m 구간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은 2015년 착공에 들어가 애초 2017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1단계 구간 사업 계획이 여러 차례 연기되면서 현재는 언제 완공될지도 미지수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근 상인들과 공사 시행 방법과 지장물 철거 등 견해차가 있어 진행의 어려움이 있다"며 "최대한 빨리 완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지지부진하는 공사에 효율성이 부족하다며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구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인도가 없어 불편이 극에 달했는데, 공사도 진척이 없으니 사업 이유를 모르겠다"며 "차라리 주차장을 만들거나 도로정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상엽씨(55)는 "청계천처럼 하천 길이가 길면 괜찮은데 이 좁은 곳에 공사하려니 동네가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며 "주차 시설 확충이나 신호등 설치 등이 우선이다. 시가 사업 추진 전에 주민과 먼저 소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