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온투법 심사 '벼락치기'에 P2P업체들, "문닫을수도"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온투법(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일부 P2P 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금융당국이 P2P업체 심사를 '벼락치기' 하면서 졸속심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업체 투게더펀딩과 펀다 등이 지난주 금융위원회에 온투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다른 주요 P2P 업체들도 조만간 등록신청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신청을 접수하면 금융감독원이 해당 업체들을 심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는 금융당국 심사가 '벼락치기'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8월까지 수십개 업체에 대한 심사를 마쳐야 한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업계는 금융당국이 '트집' 하나만 잡으면 당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감추지 못한다.

등록 기한 내 정식 온투업 등록을 못한 업체는 폐업하거나 P2P금융업이 아닌 대부업으로 영업해야 한다. 'P2P금융'이란 단어를 쓸 수가 없다. 정식 온투업체로 등록된 P2P금융기업은 저축은행처럼 정식 제2금융권 금융사로 인정받는다.

앞서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오션펀딩, 와이펀드, 윙크스톤파트너스 등 6개 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금융위에 온투업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아직 '1호 등록업체'는 나오지 않아 업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검사·감독을 받은 업체들의 불만이 크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온투법 시행 이후 10개 안팎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검사·감독을 진행했다. 금감원은 해당 업체들이 전산시스템 등 물리적 요건을 갖췄는지, 사기·초과금리취급·허위대출 등 투자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일부 업체들은 검사·감독 절차를 밟느라 수개월 간 영업을 멈추기도 했다.

온투법 시행 8개월이 넘도록 심사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권밖에 있던 P2P 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위해 각종 서류를 보완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기존 영업행위가 현행 금융관련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온투법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를 당국과 업계가 함께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벼락치기' 심사가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P2P금융업을 영위하려면 △금감원의 심사 전 서류검토 △금융위원회의 정식신청 접수 △금융당국의 실지점검 등 심사 △금융위원회의 정식등록 절차를 밟는다. 이같은 금감원의 심사 전 서류검토와 실사만으로는 '옥석 가리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이슈가 없는 업체들까지 전부 다 검사·감독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역량이 닿는 한 최대한 많은 업체들을 살펴봤다는 것이다.

다만 P2P 업계 관계자는 "검사·감독은 금감원의 재량이라고 해도, 명확한 기준 없이 검사·감독을 받은 업체들만 문닫을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신생업체도 최근 금감원에 등록 서류를 접수했는데 향후에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