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3.1%→3.8% 상향..."소비 원상회복은 아직"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수출은 물론 민간소비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1분기 GDP를 토대로 올해 2~4분기 GDP가 전분기에 비해 0.5%씩만 증가해도 연간 GDP는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모습. /사진=뉴스1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3.8%로 올려잡았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코로나19(COVID-19)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통화완화적 정책 기조 속에서 불어난 민간부채와 K자형 회복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KDI는 13일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성장률을 3.8%, 내년 성장률은 3%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1년 성장률 전망 3.1%에서 0.7%포인트 올려잡은 숫자다. 반기별로는 상반기 3.7%, 하반기 3.9% 성장을 예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수출부문 전망을 상향조정했다"며 "지난해 (경기둔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돼 있어 내년에도 기존 성장경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이 올해 8.6% 증가하며 가파른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에도 서비스 수출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져 4.8%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수입은 올해 설비투자 수요 확대로 6.5%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민간소비는 올해까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KDI는 "소비는 지난해 4.9% 감소한 기저효과에도 올해 2.5% 회복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엔 대면소비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시장 호조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올해 8.5%, 내년 2.8%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고용 역시 올해까지 서비스업 회복 제약으로 19만명 증가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10만명 증가에 비해 증가폭은 늘었지만 지난해 감소한 22만명을 모두 상쇄하진 못 한단 얘기다. 내년은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회복되며 고용이 33만명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농축수산물가격과 국제유가 급증으로 1.7% 상승률을 기록한 뒤 낸년 1.1%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 회복의 위험요인으로는 K자형 양극화 회복과 미국 등 주요국 통화 정책 정상화 차질을 꼽았다. 조덕상 KDI 전망총괄 연구위원은 "향후 우리경제 성장경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보급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가별 경기 회복속도가 불균등한 가운데 경기회복에 따른 주요국 정책 정상화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이 가시화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 진다는 우려다. 또 미국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다른 군가로 번져가면 경제성장세가 약한 나라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우리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단 얘기다.

최근 몇년간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민간부채 증가도 위험요인의 하나다. 조덕상 연구위원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완화적 정책기조가 민간부채 급증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누적되고 있다"며 "기업부채와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GDP(국내총생산) 대비 각각 111.1%와 103.8%로 확대되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