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선넘는 'K-푸드' 글로벌 입맛 사로잡았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음식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2020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한 'K-푸드 홍보행사'에서 현지 인플루언서, 요리전문가 등이 함께 고추장, 김치, 라면, 김밥, 떡볶이 등 한국요리를 배우고 있다./사진=aT

농산물 수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 해 10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마련된 ‘2020 온라인 수출상담회 BKF’ 행사에서 한 수출업자가 영상으로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T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기·선박 등 물류체인이 정지됐고, 다시 시스템이 가동됐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국가주력 산업이 주저앉고 국가수출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 여파는 심각했다. 한국 농식품 분야를 빼곤 다 그랬다.

2020년 농식품 수출은 전년대비 7.7%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인 7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신선 농산물, 가공식품 등이 성장을 견인했고 김치·라면·신선농산물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코로나19 위기속에 농식품수출의 약진은 주변 산업관계자들의 부러움과 연구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 했다. 생산농가와 유통업계 관계자 등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국가별·품목별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했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했다. "(김재형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농식품부는 비관세장벽 등 급변하는 수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농식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발등의 불'이 됐다.

품목별 수출 전문조직이 육성되고 콜드체인(냉동·냉장 운송망, cold chain) 구축 등 수출 인프라가 강화된 건 이같은 고민의 결과다. 또 온라인·비대면 등 유통채널을 다각화 해 바이어들과의 소통에 주력했고, 신남방·신북방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 했다. '궁즉통(窮則通)'.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짜낸 이같은 묘수풀이는 새로운 혁신의 원동력이 됐다.


농식품부는 우선 전국 품목별 생산농가를 중심으로 '수출통합조직'을 육성하는 데 힘썼다. 2018년부터 파프리카, 딸기, 버섯을 중심으로 수출통합조직을 새로 결성하고 2019년에는 포도·절화류를, 2020년 배를 추가로 지정· 조직을 육성했다. 기존 품목조직과 달리 수출통합조직으로 지정되면 농산물의 생산→안전성관리→선별·포장→마케팅에 이르는 수출 전(全)단계에 걸친 일관 관리시스템이 적용된다.

중국 등 현지에 공동물류센터를 확대(2017년 55개소→2020년 72개소)하고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중국(2017년)부터 시작해 중국·베트남 하노이(2019년)→ 중국·베트남 전역(2020년)에 설치했다. 콜드체인이 구축되면서 이들 국가의 중소도시까지 한국농식품이 유통되는 성과를 가져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운임이 크게 올라 수출농가·유통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이에대한 대책도 신속히 마련했다. 기존 항공수출에 의존하던 딸기는 신선도 유지기술을 적용해 선박물류로 전환시켰고, 대한한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딸기 전공항공기'도 운행했다.

농식품부는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물류운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물류비를 추가 확보해 수출업체및 농가들에게 지원했다.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운임상승 등을 반영해 현실화 된 표준물류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큰 고비였다고 생각해요. 딸기는 신선도가 생명인데 코로나19로 항공편이 축소되고, 항공운임이 크게 올라 어찌할 바를 몰랐죠. 진짜 수출을 포기해야하나 절박한 심정이었는 데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많은 농가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탑푸르트 전제표 대표·53)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검역관 입국 제한으로 대중국 수출이 불가능했던 파프리카는 김현수 장관이 직접 주한중국대사와 만나 양국 협조를 이끌어내면서 세계 처음으로 '비대면 영상 검역'이 실시됐고 그 결과 중국 수출길이 열리는 큰 성과를 가져왔다.

온라인을 통한 식품 유통·소비가 늘어나는 세계적 트렌드에 착안, 온라인·비대면 상황을 반영한 유통채널 다각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한 것도 주효했다.

온·오프라인 결합매장(O20매장), SNS 1인매장, 식품배달·구독 플랫폼 등 새로운 유통채널 진출을 확대했고, 중국·신난방 등 대형 온라인몰에 '한국식품관'을 개설,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갔다. 2020년 중국 티몰(T-mall) 1개소에 운영된 한국식품관은 올해 동남아 쇼피(Shopee) 등 5개소로 확대된다.

지난 해 비대면 수출상담회(17회)를 정례화 한 것도 참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내 업체에는 해외시장 트렌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는 한편 교육·컨설팅 등을 제공해 수출기업의 온라인 수출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올해는 '온라인 거래알선(B2B) 플랫폼'(www.agrotrade.net)을 구축해 수출업체-바이어 간 상시 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장 다변화 전략도 농식품수출 상승세를 견인한 한 축이다. K-POP 등 한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베트남·캄보디아 등 신남방 지역에서는 한류스타와 연계한 홍보를 통해 신선농산물 판매장을 확대(K-Fresh Zone, 2017년 1개국 1개소→2021년 4개국 5개소)하고 편의점 등 신유통채널을 집중 공략했다.

우크라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신북방 지역에서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를 강화하고 있으며 , 모스크바 등 서부지역도 판로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해 10월 러시아 최고의 쇼핑몰인 OZON에 한국식품관(22개업체 270개 품목 입점)이 만들어 진 뒤 매출은 5개월만에 1억470만불을 기록했다.

김인중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K-푸드로 대표되는 농식품수출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며 "지난 해 농식품수출이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만큼 그 기세를 잘 이어가 올해 수출액 81억불 달성을 꼭 이루어 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