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신문 기고 무죄 판단은 잘못"…김병원 전 농협회장 2심 다시 해야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경북농협 제공) 2019.11.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조직적인 사전 선거운동 등 불법 선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원(68) 전 농협중앙회장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일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명의로 '김병원을 찍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대의원 107명에게 보내고 선거 당일 대의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 전 회장과 최 전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결선투표에 오르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약속했고 김 회장이 2위로 결선투표에 오르자 투표 당일 함께 투표장을 돌며 김 회장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회장은 또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대의원들을 찾아가거나 통화하면서 지지를 호소한 혐의도 받았다. 자신 명의로 신문에 기고문을 게재한 다음 신문 300부를 구매해 전국대의원 조합장들에게 보낸 혐의로도 기소됐다.


현행 위탁선거법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임직원 선거에서 후보자 이외 제3자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며 선거 당일 선거운동도 금지돼 있다.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1심은 김 회장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대의원 진술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김 전 회장의 혐의를 상당 부분 무죄로 판단하면서 최 전 조합장과 합의해 낙선자가 결선투표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문자를 대의원에게 보낸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90만원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김 전 회장의 신문기고 및 발송행위를 무죄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기고문은 김 전 회장의 정견 내지 공약으로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사진과 경력이 함께 게재됐다"며 "신문기고 및 발송이 선거가 한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이뤄졌고 조합장에게 발송된 신문 일부는 기고문이 실린 지면이 맨 앞으로 오도록 접혀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이 선거운동이 아닌 때에 법이 정한 선거방법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날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도 파기환송했다.

앞서 2심은 최 전 조합장이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 선거인들에게 지지 호소 문자를 전송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2심이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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