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반도체 개발에 1조 쓰면 최대 4000억 세금 깎아준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반도체 R&D(연구개발) 비용에 대해 최대 50%, 시설투자비에 대해 최대 20%까지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도 올해 하반기분부터 R&D 투자금액의 최대 40%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게된다.

정부는 13일 오후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종합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방침을 밝혔다.


K-반도체 전략은 세제혜택과 기반시설 지원 등을 통해 '반도체 하기 좋은 국가'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와 양산시설 확충 촉진을 위해 세액공제율을 대폭 늘리는 것 뿐 아니라 1조원 이상의 금융지원과 규제완화,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세액공제 확대 방안을 살펴보면 기존 '일반'과 '신성장·원천기술' 등 2가지로 구분했던 세액공제 기준에 '핵심전략기술' 기준을 추가했다. 핵심전략기술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산업과 관련한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선점·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핵심기술을 포함한다. 핵심전략기술 R&D 투자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엔 30~40% 세액공제를, 중소기업엔 40~50%의 공제 혜택을 준다.

핵심전략기술 시설투자의 경우 투자 당기분에 대해서 △대기업은 6% △중견기업은 8% △중소기업은 16% 세금을 깎아준다.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투자가 늘어난 증가분에 대해선 4% 세액공제를 추가로 적용한다.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공제 시 대기업은 10%, 중소기업은 2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과거 임시 투자세액공제와 유사한 수준의 지원을 받는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핵심전략기술 R&D에 투자하면 최대 400억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핵심전략기술 시설투자에 5000억원을 쏟은 뒤 올해 7000억원을 더 투자했다면 올해 투자분에 대해선 우선 420억원(6%)을, 증가분 2000억원에 대해 80억원(4%) 등 총 500억원을 공제받는 식이다.

핵심전략기술 세액공제는 올해 하반기분부터 2024년 투자분까지 적용하고 추후 연장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9월 정기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세액공제 확대 근거를 만들 예정이다. 핵심전략기술의 구체적 범위는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 등 의견수렴을 거쳐 선정하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10조원 이상 대규모 민간 투자에 화답해 투자세액공제를 5배 이상 높였다"고 밝혔다. 강경성 산업정책실장은 "주요국 반도체 지원과 비교해서 세액공제 제도를 설계했다"며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통해 핵신전략기술을 정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