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경쟁력 확보 위해 과잉인력 해소돼야"

국내 전기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과잉인력의 효과적인 해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자동차산업경쟁력을 고려한 탄소중립 전략 및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1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IA) 실장은 "먼저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동력차의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하다"며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품수나 공정작업수 대비 과잉인력의 효과적인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량 생산을 전동화로 전환할 경우 차량부품과 작업공수는 기존대비 약 30%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고령인력으로 구성된 국내 과잉 인력구조와 노동경직성이 전기동력차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장애요인이 될 우려가 크다는 진단이다. 권 실장은 "장기근속 위주의 인력 구조조정과 파견·대체 근로의 합법적 활용 등을 통한 생산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차량가격에서 비중이 가장 큰 동력계 부품의 비용 완화 필요성도 지적했다. 권 실장에 따르면 전기동력차 가격은 동급 내연기관차 대비 1.8배에서 최대 4.1배 수준에 이른다. 전기동력차에 들어가는 동력계 부품 가격의 경우 내연차 대비 2.6배에서 3.7배 수준이다. 하지만 생산 규모는 전기차 3만대, 수소전기차 5000대에 불과해 규모의 경제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 권 실장은 이와 관련해 "동력계 비용 저감을 위한 새로운 판매 방식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더불어 정부 차원의 산업육성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제작사 및 배터리기업, 정부기관은 앞다투어 배터리 연구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경우 차별적 보조금 정책, 기술개발, 적극적 M&A추진 등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해외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내연기관차 퇴출은 아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실장은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는 내연기관차의 친환경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우리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규제 역시 "국내업계의 전기동력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도 높은 환경규제로 인하여 기업이 경쟁력, 이윤기반, 투자여력을 잃어 전기동력차 전환 투자가 어려워진다면 좋은 취지의 규제라도 궁극적으로 국내 탄소중립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국내 업계의 상황을 감안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