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K-반도체 키운다...현대차와 미래차 협력(종합)

[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P3라인 브리핑 및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1.05.13. [email protected]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선봉장들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진행한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양사는 각각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이같은 경쟁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또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미래차를 위한 반도체 개발 협력에 나서는 '전차(電車) 군단' 제휴를 맺어 미래기술 개발 동맹에 나섰다.

삼성전자 38조 늘린 171조 시스템반도체 투자
이날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당초 투자 목표(133조원)에서 38조원을 늘려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2019년 4월 정부가 진행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삼성전자가 133조원 투자와 1만5000명 고용 창출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것의 연장선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 대상 지적재산권(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국내 미래 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기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초격차'를 벌리기로 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면서 "수성에 힘쓰기 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2022년 하반기 평택 3라인이 완공되면,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토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평택 3라인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이다.

김 부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 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용인 클러스터 중심 메모리 파운드리 투자 확대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1.05.13. [email protected]

SK하이닉스 파운드리 2배로 확대...10년간 기존 팹에 110조 투자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날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설비증설과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향후 M 15, 16라인에 10년간 기존 팹에 110조원을 투자하고, 용인에는 총 4개 팹을 장기간에 걸쳐 짓는 것을 목표로 12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삼성전자-현대차 전차군단 반도체 협력 스타트
이날 보고회에서는 현대차,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을 비롯해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과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기업간 연대·협력 협약식'도 진행됐다.

이번 협약식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연구개발 지원 등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대응을 위한 정부, 기업, 기관의 협력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들은 향후 미래차의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국내에 구축하는데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차 관련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모델 발굴, 중장기 기술로드맵 작성, 신뢰성테스트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차량용 반도체 협력을 진행할 지에 대한 것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력의 출발선에 서 있다"고 말했고,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시작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산차 적용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 △이미지센서 △배터리 관리 칩(BMIC) △인포테인먼트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품목과 △자율주행차용 AP △자율주행차용 AI 가속기△미래차용 통신 프로세서 등 중·장기 공동 기술개발 품목을 발굴하고 R&D(연구개발)·규제특례 등 소·부·장 협력모델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