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수출물가 5개월째 상승…수입물가는 하락반전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의 표면을 검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반도체 호황 속에 지난달 수출물가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지수는 유가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4개월 간의 상승 행진을 멈췄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잠정치)는 104.01(2015년=100)으로 한달 새 2.2% 올랐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이었던 2019년 10월(106.82) 이후로 최고치다. 컴퓨터와 전자및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의 가격이 오른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월과 비교해 공산품(2.2%), 농림수산품(0.7%)이 모두 올랐다. 공산품에서는 컴퓨터 및 전자광학기기(7%)와 제1차금속제품(3.3%)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는 현물 시세가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에 반영되며 전월대비 12.5%가 상승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반도체와 TV용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가격이 올랐다"며 "금속제품은 철광석 가격 상승, 경기회복에 따른 관련 제품 수요 증가로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수입물가는 하락 반전했다.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1.3%), 석탄 및 석유제품(-4.8%) 등이 내리며 전월대비 0.5% 하락했다.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지난달 62.92달러로 3월(64.44)에 비해 2.4%하락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도 전월대비 각각 0.9%, 0.3% 하락했다.

그러나 농림수산품 가격은 올랐다. 농림수산품 지수는 111.27로 지난달(109.69)에 비해 1.4% 상승했다. 특히 임산물(5.6%), 축산물(3.9%), 농산물(0.4%) 등이 지수를 상승시켰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품목마다 가중치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농림수산품과 석유화학제품 등이 비교적 빨리 반영된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수입물가는 15% 오른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물가 상승은 식료품 중심으로 올라 공급 측면 압력이 커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전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당장은 아니어도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