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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더 늦으면 끝장"…삼성·SK '510조+α'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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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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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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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더 늦으면 끝장"…삼성·SK '510조+α'의 속사정
정부가 13일 반도체업체와 손잡고 내놓은 'K 반도체 성장 전략'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반도체산업 생태계 육성 등 크게 두 축에 방점이 찍혔다. 'K'자 형태의 벨트로 이어지는 전국의 반도체 거점에서 그동안 세계 시장을 주도해온 첨단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그동안 소외됐던 시스템반도체 제조 분야와 반도체 설계전문기업(팹리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후공정(패키징)업체를 육성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강국의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규모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쏟아붓기로 한 '510조원+α'는 역대 최대다. 연간 투자액이 50조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 (80,500원 상승500 -0.6%)가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당초 예정했던 목표(133조원)에서 38조원을 늘려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127,000원 상승1000 -0.8%)는 이천·청주 공장에 2030년까지 110조원을, 2025년 완공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별도로 1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파격적인 세제·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불붙으면서 자칫하면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1위 타이틀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시장 후발주자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민관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이번 계획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 준비된 미래, 반도체 강국' 행사에서 "반도체 산업은 기업간 경쟁을 넘어 국가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갔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인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패권경쟁을 지켜보면서 더 늦으면 큰일 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세계대전 수준의 기술경쟁 국면을 맞아 우리도 출사표를 던진 셈"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와 학계에서 마지막 골든타임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미국·유럽·일본 등 전통의 강자와 후발주자인 중국이 치열하게 맞붙는 전환기에 자칫 잘못하면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지위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뒤집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반도체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한 도시바메모리가 지난해 매각됐고 엘피다는 2012년 파산했다. 대만의 프로모스, 파워칩도 급격한 시장 전환기에 버티지 못하고 역사 속에 사라졌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2009년 2.9%에서 2019년 3.2%로 10여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1위인 미국(70%)과 감히 비교할 정도도 안 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발판으로 그나마 추격에 나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조차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TSM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분기 48.1%에서 올해 1분기 56%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9.1%에서 18%로 오히려 줄었다.

정부도 "더 늦으면 끝장"…삼성·SK '510조+α'의 속사정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시장과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비중은 7대 3으로 갈린다. 반도체 설계 분야인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올 초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인텔 인사이드'로 유명한 CPU(중앙처리장치), 스마트폰의 CPU 격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이 모두 시스템반도체의 영역이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나 시장 선두일 뿐 갈 길이 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이제라도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을 보태기로 한 만큼 업계에만 맡길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산업전략 수립과 함께 추가적인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형준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은 십수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강조하던 것"이라며 "뒤늦게 추진하는 측면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과거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도 정부의 과감한 지원으로 우리가 세계 통신시장을 선도했던 선례가 있다"며 "이번 시스템반도체 육성 대책도 좋은 선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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