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 탄소중립 정책無"...서울시의회, 시민참여안 만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제300회기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의회가 서울의 탄소중립 전략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다. 코로나19(COVID-19) 극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연대와 협동이 전제된 시민참여형 '지역 뉴딜'이 효과적이라는 취지에서다.

노후주택 리모델링, 간선도로 태양광 터널, 거점형 클린하우스 설치 등 다양한 대안을 논의해 오는 6월 정기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정책 제안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1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2050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 특별위원회는 탄소중립 관련 대안을 만들어 오는 6월 정기회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에게 제안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개최한 '서울시 그린뉴딜의 지역화 전략과 지역사회 실천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전문가·시민사회 등의 협의를 통해 복안을 만들겠다는 것.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서울시는 지난해 7월 확정된 온실가스 감축 전략 방침대로 올 하반기에도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새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에서 탄소중립 관련 구체적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며 "특위 논의 결과로 사업모델을 만든 뒤 하반기에 집행부와도 구체적으로 논의해 내년도 사업 예산에 반영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공동 주관을 맡은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서울연구원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지난 4월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린뉴딜 관련 서울시의 전략 중에서도 지역화 전략을 도출하는 게 골자다. 중앙정부의 과제만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시민들이 어떤 일이 해야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는 이날 자리에 참석해 "'환경'하면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말이 있다"며 "온도가 1도만 더 올라도 지구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인다고 한다. 지구의 1도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개최한 '서울시 그린뉴딜의 지역화 전략과 지역사회 실천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제공=서울시의회

현재 서울시의 그린뉴딜 정책은 행정 중심, 거시정책 위주로 시민 참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창복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총동원에 가까운 시민 참여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며 "다수의 주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동네에서 실행가능한 계획 수립과 효율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법제도적 정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저감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논의 중이다. 대표적으로 노후주택 개선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저층 주거지와 노후공동주택을 리모델링하고 태양광을 설치해 10년 내로 주거 부문에서 탄소 제로를 달성하자는 게 목표다. 2018년 서울시 기후환경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 87.6%가 건물(68.2%) 수송부문(19.4%)에서 발생했다.

박상현 공항동 도시재생센터 총괄코디는 "서울 가꿈주택 사업으로 이미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올해 예산으로 68억이 책정됐는데 한 달 만에 예산 소진돼 10명이 지원을 신청하면 1명밖에 못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요 간선도로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자는 전략도 제안됐다. 주요 대상은 강변북로(37km), 올림픽대로(41km), 내부순환도로(22km), 강남순환도로(19.7km) 등이다. 이외에도 한강변 자전거도로(남북 70km), 공용주차장, 공공시설 등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

노원구 동부간선도로에 약 500m의 태양광 방음 터널을 이미 만든 사례가 있다. 연간 전력 83만kWh 규모가 생산되며 3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

주민들이 제일 골머리를 앓는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사업모델을 만들자는 주장도 나왔다. 도보 5~10분 거리로 닿을 수 있는 마을 골목에 거점형 클린하우스를 만들어 동단위로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마을에 공간이 부족할 경우 전기트럭에 이동형 클린하우스를 만들어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아이디어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시민들에게 생존을 위한 정책이 도입돼야 하기 때문에 예산을 과연 여기에 써야 하는가라는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서울시가 10년 동안 가꿈주택 등 사업으로 쌓은 데이터, 역량과 실제 온실가스가 감축된다는 걸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등 예산 확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