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림픽 앞두고 코로나 '긴급사태' 지역 3곳 추가

[도쿄=AP/뉴시스]11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홍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도는 11일 92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2021.05.11.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 '긴급사태' 지역을 확대한다. 연일 6000~7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코로나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는 니시무라 야스토 경제재생상은 14일 오전 감염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분과회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군마, 이시카와, 구마모토, 히로시마, 오카야마 등 5개 현에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를 추가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일부 감염 확산 지역의 경우 한층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일본 정부는 히로시마와 오카야마 2곳에는 수위가 더 높은 긴급사태를 이달 말까지 발효하고 현재 중점조치가 적용 중인 홋카이도도 긴급사태 대상에 넣기로 했다.

이중 홋카이도는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가 열릴 곳이다.

이 방침은 국회 보고를 거쳐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의 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정된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코로나 대책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스가 총리는 도쿄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를 포괄하는 긴급 선언문에 대해 말할 예정"이라며 "그는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올림픽)를 바이러스 전파 행사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올림픽을 강행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수위와 관련해 전문가 자문기구인 분과회 논의 단계에서 정부 원안을 수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준 긴급사태'에 해당하는 중점조치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신종코로나 관련 특별법 개정을 통해 감염확산이 폭발하는 수준에 이르러 긴급사태를 선포하기 전 단계의 대응 조치로 도입한 제도다. 긴급사태 선포 지역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자체장이 음식점에 대한 영업시간 단축 요청 등 유동 인구를 억제하는 다양한 대책을 법적 근거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된다. 블룸버그는 "스가 총리는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갖고 있다. 술집과 식당은 오후 8시에 문을 닫고, 일부 대형마트는 문을 닫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다시 일본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지난 8일 7241명에서 9일 6488명, 10일 4940명으로 줄었다가 11일 6242명, 12일 7057명, 13일 6880명을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일본은 미국의 총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 41.5%와 비교해 1.9%에 불과하다. 이는 미얀마, 방글라데시 같은 개발도상국들보다 훨씬 뒤처진 숫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