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The W]"엄마 성(姓)도 쓸 수 있게" vs "가정 파괴" 막아야

머니투데이
  • 임소연 기자
  • 홍순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5.15 06:33
  • 글자크기조절
  • 의견 2

[The Weekend]아빠 대신 엄마 성(姓)으로



'가족' 정의가 바뀐다…엄마 성도 물려줄 수 있어야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태어난 자녀의 성(姓)을 정할 때 무조건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게 아니라 부모 협의로 결정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 어머니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이전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여성학계는 "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사회적 설득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에서도 어머니 성을 물려주는 건 가능하지만 '혼인신고'를 할 때 미리 정해야 한다. 추후 자녀 성을 바꾸려면 부부가 이혼 후 재혼인신고를 하면서 변경하거나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7일 '출생신고' 시 자녀 성을 협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성평등 인식이 확산되면서 어머니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시대상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인가구 비중 30%...전통적 '정상가족' 개념 약해져

[The W]"엄마 성(姓)도 쓸 수 있게" vs "가정 파괴" 막아야

현행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는 법률상 '가족' 개념을 혼인, 혈연, 입양으로 한정한다. 그러나 현실엔 다양한 형태의 '실질적' 가족이 존재한다. 사실혼 부부, 노년 동거 부부, 위탁가족 등도 법률상 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개정을 추진하는 내용이 이번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담겼다.

지난해 여가부 여론조사 결과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69.7%로 집계됐다. '부부와 미혼자녀' 가구 비중은 지난 10년간 감소해 2019년 기준 29.9%에 머물었고,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30.2%로 2010년보다 6.3%포인트 늘었다. 2인 가구와 1인 가구 비중 합계는 58%가 됐다.

계획 추진에 따라 혼인신고 한 남녀, 또 남녀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형태뿐 아니라 비혼 동거, 비혼부·모와 자녀 등도 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결혼제도 밖에서 태어난 자녀를 '혼외자'로 규정, '혼중자'와 구별해 민법과 출생신고서에 표기하는 부분도 지적해 개정할 계획이다.

5년마다 여가부장관이 수립하는 건강가정기본계획은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진 않지만 여론에 따라 국회에서 민법 개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고선주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본부장은 "'가족'이란 개념은 사회 변화상을 담는 게 맞다"면서도 "변화가 사람들 인식보다 빨리 나아간다면 갈등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조율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성' 따를 수 있게 하는 건 국제적 흐름.."30년 만의 당연한 수순"

전문가들은 자녀들이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게 하는건 국제적 흐름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제도 변화와 함께 국민 인식이 함께 변하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 교수는 "30년 만에 당연히 밟아야 할 수순을 밟는 것"이라며 "가부장제 가족을 유지·재생산 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가 '아버지 성'만을 따르게 하는 것인데, 유엔총회 차별철폐협약에서는 이 제도를 바꿔야 할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전통적·유교적 '부계 혈연가족 제도'가 많이 변하고 있다"며 "이젠 바뀌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와서 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족이란 개념이 유연하고 수평적이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 속도를 맞춰 간극을 좁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전 회장은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성을 고를 수 있게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부계 혈연뿐 아니라 모계 혈연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도 변화로 뒤따르는 일종의 혼란들에 대비하기 위해 면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며 "법이 선도적으로 끌고 가는 것도 있지만 인식과 함께 갈 수 있게 조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姓 다른 형제들 나온다…"가족 파괴 막아야"


자녀 성(姓) 결정을 기존 '부성 원칙'에서 '부모 협의' 원칙으로 바꾼다는 여성가족부 발표에 일부 보수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통적 가정 개념이 파괴되고 가정 내 불화와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가정 내 갈등을 봉합하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임종철
/사진=임종철

◇"성(姓) 부모 협의, 전통적 가정 해체 가속화시킨다"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지난달 28일 자녀 성 결정에 대한 여성가족부 발표에 반대 성명서를 냈다. 한교총은 "변화된 가정 형태에 선제적 대응은 필요하지만 전통적 가정 해체를 가속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며 " 최근 국회에 발의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도 전통적 혼인과 가족제도 해체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영민 한교총 사무국장은 "전통적인 교회의 교리와 입장에 따라 새롭게 생기는 가정을 올바른 형태의 가정으로 볼 순 없다"며 "이번에 발표된 정책들은 성이 다른 자녀, 비혼 출산 등 새로운 사회 문제를 유발하고 전통적 가정이 해체될 우려가 다분하다"고 했다.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도 부모가 협의해 자녀 성을 결정하는 것은 가정 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은 "자녀가 누구 성을 따를지를 놓고 가정 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갈등을 최소화시킬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정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는 국민 통합과 공동체 평화에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이번 정책으로 수천년 역사가 있는 원칙을 갑자기 바꿔 새로운 갈등과 사회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사회적인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정책이기 때문에 장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성(姓) 다른 형제…"가정 내 갈등 생길 수 있어"

/사진제공=뉴스1
/사진제공=뉴스1

전문가들은 성이 다른 형제들이 나오면서 단기적으로는 가정 내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가정 내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 규범이나 원칙들을 바꾸는 정책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사회갈등을 일으킨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바람직하므로 사회 구성원들이 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을 비판의식없이 당연시했지만 개인의 자율적 선택권은 보장되지 못했다"며 "이번 정책으로 '시월드'와 같은 가정 내 인권침해가 조금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김혜경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법적 규준들이 만들어질 때 국민 100% 모두가 동의하진 못한다"며 "가정 내에서 세대 간 의견 차이를 천천히 조율해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부계 성만 따르게 하는 건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성평등 가치에 어긋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부자 망해도 3대 간다"...일본이 수출 못해도 흑자인 이유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