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통, 유방암 증상 아닐까'…걱정보다 정기검진이 답

김지영 대림성모병원 유방외과 전문의/사진제공=대림성모병원

"가슴이 자주 찌릿찌릿한데 유방암은 아닐까요?" "불규칙적으로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혹시 유방암인가요?" 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유방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고 대부분이 유방암이 아닐까 걱정한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유방통을 겪고 있고, 이러한 통증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을까.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에서는 유방통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성인 여성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인 94명(58.8%)이 병원 방문 이유를 유방통 때문이라고 답해 많은 여성들이 유방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방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35%가 유방암을 의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방통을 호소한 환자 94명 중 유방암으로 밝혀진 환자는 단 2명(2.1%)에 불과했다. 유방통이 없는 환자 66명 중에서도 1명(1.5%)이 유방암인 것으로 드러나 유방통과 유방암 발병 사이에 큰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유방암으로 밝혀진 환자 중 유방통을 증상으로 꼽은 대부분이 가벼운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이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유방통의 경중과 유방암의 발병도 큰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성들에게 유방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여러 원인이 있지만 대개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유방에는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있어서 생리 주기나 임신 여부에 따라 가슴이 더 커지기도 하고 원래 크기로 돌아오기도 한다. 유방통도 이러한 여성호르몬 수용체 때문에 생기는 여러 증세 가운데 하나이다. 생리 주기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생리통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외에도 스트레스, 카페인 섭취 과다, 흡연과 음주,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 등과도 연관이 있다.

유방통은 생리주기와 관련이 있는 주기적 유방통과 생리주기와 관련이 없는 비주기적 유방통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주기적 유방통의 경우에는 대체로 생리 전에 통증이 가장 심하다가 생리가 시작되면서 통증이 점차 완화된다. 대부분은 양쪽 가슴에서 통증을 느끼며 통증이 느껴지는 특정 부위를 지정하기 어렵다. 유방이 무겁거나 쓰리거나 또는 불편하다는 느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주기적인 유방통은 통증이 아주 심하지만 않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면 비주기적 유방통은 생리 주기와 관계없이 불규칙하게 찾아온다. 이러한 비주기적 유방통 증세가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 질환과 관계없는 경우도 많지만 유방 염증이나 물혹, 유관 확장증 등으로 진단될 때도 있으며 통증을 유발하는 유방암과의 관련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한쪽 유방에서만 느껴지는 비주기적인 통증,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있다면 유방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유방통이 유방암의 증상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유방암의 대표 증상은 멍울이 만져지거나 피부 궤양 또는 유두로 피와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유방통으로 인해 지나친 걱정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사소한 증상에 불안해하기 보다는 본인의 연령에 맞는 정기적인 검진만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을 지키는 방법임을 기억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