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샤넬도 눈독들이는 '새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 출시 임박

SK케미칼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화장품 용기/사진=SK케미칼

SK케미칼 (57,900원 ▼200 -0.34%)이 올해 3분기 세계 최초로 출시될 '케미칼 리사이클'(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플라스틱 용기 '에코트리아 CR'의 본격 양산을 앞두고 중국 폐플라스틱(PET) 재활용 업체에 투자한다.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는 한편 이를 통해 급증하는 친환경 패키징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단 전략이다.

17일 SK케미칼은 폐페트를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기술 및 설비를 가진 중국 슈예(Shuye)사에 230억원을 투자해 10%의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케미칼 리사이클 원료 생산능력 2만톤 구매권한(Off-take)도 확보했다. SK케미칼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통해 케미칼 리사이클 원료 및 케미칼 리사이클 페트 관련 제품의 한국 시장 독점권도 확보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의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해외 원료 투자를 검토해 왔다"며 "국내에서도 리사이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와 준비를 진행해 환경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지분투자 배경을 밝혔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SK케미칼은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를 활용한 '에코트리아(ECOTRIA) CR'을 올해 3분기 중 출시한다고 밝혔다.

코폴리에스터란 비스페놀(BPA) 검출 우려가 없는 소재로 각광받아 PC(폴리카보네이트), PVC(폴리염화비닐) 등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고기능성 수지다. SK케미칼 내 매출액은 2016년 3286억원에서 지난해 4994억원으로 52%나 성장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폴리에스터(PETG·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후 세계 처음으로 '케미칼 리사이클' 방식을 쓴 코폴리에스터를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바로 이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로 만든 것이 '에코트리아 CR'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은 크게 물리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뉘는데 물리적 재활용은 PET병 등을 잘게 분쇄해 가공한 재생원료(PCR)을 섞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분해시켜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고분자 플라스틱을 제조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제품 품질 저하 없이 반복해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색상이 우수하고 두꺼운 용기의 제품이어도 탁해지는 현상 없이 투명한 성형이 가능해 샤넬,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업체 등에서도 호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지난 2018년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 전략'을 발표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kg당 0.8유로의 세금도 부과한다. 이같은 제도적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향후 SK케미칼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코폴리에스터는 내화학성이 우수하고 두께가 두꺼운 용기를 만들어도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다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국내외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이 출시되면 △케미칼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CR' △재활용 페트 원료(PCR)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R' △고투명 소재인 '에코젠 클라로(Claro)'등 업계 최고 수준의 다양한 친환경 패키징 소재 라인업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응수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사업부장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통해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PETG) 생산기반 구축, 뿐만 아니라 케미칼 리사이클 페트(CR PET) 신규사업 기회도 동시에 확보하게 된 것"이라며 "세계 최초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 상업 생산 성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