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 규제" 만지작…한국엠씨엔協 상근부회장 체제 전환

/사진=한국엠씨엔협회

CJ ENM·샌드박스네트워크·트레져헌터 등 70여 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가 가입한 한국엠씨엔협회가 현행 비상근 회장 체제를 상근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MCN 등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진흥·규제 정책이 쏟아지는 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엠씨엔협회는 이르면 다음 주 총회를 열고 상근 부회장 체제 전환을 확정할 예정이다. 상근 부회장은 정용우 에스엘씨넷(SLCnet) 대표가 맡는다. 정 대표는 협회 설립 초기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9년 협회장에 취임한 박성조 글랜스TV 대표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협회는 정부의 디지털 미디어 규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장기 방송 미디어 법제 정비방안',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 방송통신위원회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등 관계 부처들이 신규 미디어를 제도권에 편입하는 방안을 각각 추진하면서 MCN 규제책도 함께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다.

MCN 산업 규제가 촉발된 계기는 지난해 '유튜브 뒷광고' 논란이다. 1인 방송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인플루언서와 콘텐츠를 관리하는 'MCN 책임론'이 커진 것이다. 협회는 뒷광고를 규제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추천보증심사지침과 관련해 자율협약 등을 마련키로 했으나, 업계에선 협회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MCN 역시 이중삼중 규제를 받는 OTT와 같은 신세"라며 "아직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법안 마련 과정에서 어떤 규제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데다, 정부와 국회에서 1인 방송 관리 및 심의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업계 대응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편에선 사업자가 협회장에 나서지 않는 배경으로 MCN 산업 성장 정체를 꼽는다. 산업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사업자가 직접 나서 정부와 대화하기엔 부담이 작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튜버 '도티' 등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코로나19(COVID-19)로 유튜브 시청 시간이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89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73억원)은 겨우 5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경쟁 격화로 유튜브 광고 수익은 정체되는데 인플루언서 몸값과 제작비는 고공행진을 거듭해서다. 업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MCN 산업 성장 한계론이 있다 보니 사업자 간 고민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몇몇 사업자가 산업을 이끌고 가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