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공소장 유출' 진상조사 속도…박범계 다음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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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열린 5·18 41주기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 유출 관련 진상조사를 지시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다음 카드를 두고 검찰 안팎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박 장관이 공소장 유출 논란을 피의사실 공표 관행 등과 함께 '검언유착' 문제로 공론화해 검찰개혁 동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소장 유출 논란을 앞세워 '검언유착' '정치검찰'로 검찰개혁 프레임을 잡고 박 장관을 외곽지원할 방침이다. 이후 예정된 대규모 검찰 인사에선 박 장관의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26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검찰 인사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오수 총장 후보자 지명 이후 본격적으로 검찰 인사 구상에 들어간 박 장관은 이 지검장 거취를 포함해 검찰 내 핵심 요직에 대한 인사를 통해 강도 높은 검찰개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그간 수차례 대폭 인사 의지를 밝혀왔다.

다만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한 만큼, 박 장관은 일단 인사청문회까지는 정국을 지켜보며 야권에 빌미를 줄 수 있는 발언을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장관은 이 지검장 인사조치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주일째 답하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초유의 사태여서 박 장관의 고심이 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신 검찰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연일 드러내고 있다.

이 지검장 기소를 두고 "억지춘향 격"이라고 비판한 박 장관은 지난 14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고 작심발언했다.

박 장관은 17일에도 "기소된 피고인이라도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와 이익이 있다"며 공소장 유출을 거듭 비판했다. 진상조사에서 더 나아가 감찰 지시나 관련 수사 지휘 등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당 지도부도 박 장관을 거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은 "공소장이 국회에 제출된 바 없고 이 지검장 변호인에게도 송달되지 않았다. 공소장 유출 사실을 감찰하라"고 했다.

박 장관 지시에 따라 진상조사에 착수한 대검찰청은 유출자 색출에 한창이다.

대검은 감찰1과와 감찰3과, 정보통신과 등을 투입해 유출자 범위를 상당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이 경위를 파악한 결과, 검찰 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접속해 공소장을 열람한 검사는 일부 언론에 알려진 100여명보다는 적다고 한다.

대검이 16쪽 분량의 공소장 원본을 12쪽으로 편집하고 각주 등을 추가해 사진 파일 형태로 외부에 넘긴 유출자를 찾아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면, 징계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이 진상조사 완료 후 징계사안이라고 판단할 경우 감찰위원회에서 징계양정을 정한 뒤 법무부로 징계 청구를 하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소장이든 뭐든 수사에 활용해야 할 수사기관 내부 정보와 문서를 호기심에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갈무리해 외부에 유출한 행위는 징계 사안"이라며 "공소장 편집본 유출은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유출자 징계와 별도로 대검 차원에서 공소장 열람 시스템 등을 개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장관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한 만큼, 김오수 총장 후보자가 취임하고 나면 일정기간 공소장 열람에 제한을 두는 등 대검 차원의 구체적인 제도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검은 17일 전국 지검과 지청에 공소장 등 결정문의 비공유 설정을 안내하는 긴급공지를 내려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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