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현장 경청' 나선 국회 유니콘팜 농장주, 시작은 '대체육'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를 들고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제공

국회 스타트업 지원센터 '유니콘팜'의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년 스타트업 대표와 만나 공감·소통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傾聽+경제청년)' 시리즈의 시즌3에 돌입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의 이야기를 1대 1로 직접 듣기 위한 경청 시리즈를 이어왔다. 젊은 기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현장의 생생함이 살아있는 법안과 정책을 입안한다는 취지다.


경청 시즌1은 △문래동 소공인 △수제맥주협회 회원 △아산 서점협동조합 회원 △지방벤처투자 관련 금융사를 상대로 진행됐다. 시즌2는 △드론 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 △공유킥보드 '지바이크' △인공지능(AI) 테크기업 '럭스로보'를 방문했다.

이번 시즌3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2021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스타트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즌1·2의 경우 유니콘팜 출범 전 진행했지만, 시즌3는 유니콘팜의 지원사격이 가능해 제도적 개선이 보다 수월할 것이란 관측이다.

유니콘팜은 여당인 민주당 의원 10명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12월18일 결성했다. 강 의원이 속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신산업 관련 상임위 의원들이 참여한 범국회 조직이다. 의원 10명은 법안발의에 필요한 최소 기준이다.


식물성 대체육 개발 '디보션푸드' 방문…"국회차원 제도개선 고민"

식물성 대체육 개발 스타트업 ‘디보션푸드’를 방문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형수 대표를 비롯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 의원은 20일 경청 시즌3의 첫 업체로 경기 안성에 위치한 '디보션푸드'를 찾았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단백질과 육즙·지방이 결합된 대체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2018년 설립됐다. 지난해 말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는 회사 설립 배경에 대해 "레스토랑 쉐프로 일하던 중 축산업의 환경오염 문제와 에너지 효율성에 관심이 생겼다"며 "분자요리 전문가인 이용민 이사와 의기투합해 대체육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디보션푸드의 대체육은 BTVP(텍스처드 베지터블 프로틴) 제조기술 등 8가지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제 고기와 더욱 유사하다"며 "흔히 사용되는 콩고기는 TSP(텍스처드 소이 프로틴) 기술로 만들어지는데 고기질감 구현 수준이 낮다"고 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 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제공

시장이 커지자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정부 내에 대체육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표는 "정부 지원이 커졌고 과거보다 창업 환경이 좋아졌다"면서도 "정부사업 지원 평가 전문가 중 대체육 전문가는 없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들이 온다. 대체육을 설명하기 위해 전문적인 용어들을 사용하다보니 소통이 잘 안 된다"며 "평가할 때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이용민 이사는 "식물성 대체육의 성장가능성이 높은데도 아직 수출코드가 부여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대체육 수출코드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앞으로 시장이 커질텐데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고 했다.

이들의 제안을 들은 강훈식 의원은 "창의적인 스타트업과 청년 대표들에게서 희망을 본다"며 "기존 산업과의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지원책을 국회 차원에서 미리 고민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