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폭행 혐의' 로펌 대표 사망에…피해자 측 "당혹스럽다…종결돼선 안돼"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김종훈 기자

/사진=뉴스1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대표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성폭행 피해자 측은 "크게 충격을 받았고 당혹스러운 심경을 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후배 변호사 A씨를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피의자의 장례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말을 삼가하고 싶었으나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부득이 간략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 측은 금일 아침 7시쯤 언론사 연락을 통해 피의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며 "고소 후 6개월간 수사가 진행돼 검찰 송치만을 앞둔 상황이었기에, 피의자의 사망은 피해자측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뜻밖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열악한 지위에서 피해를 입었기에 이 사건 고소를 하게 됐다"며 "바로 신고하지 못하고 중첩된 피해에 놓였던 까닭이 수습변호사로서 초임 여성변호사로서 갖는 지위에 기인하였듯, 고소를 결심하기까지 여러 고충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측은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판단만을 앞둔 상황에서 피의자가 선택한 사망 앞에, 그저 애도만을 전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고소 사건은 종결되더라도 이 사건을 계기로 이제 막 시작돼야 할 이야기들이 종결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피의자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수사기관을 향해, 대한변협 등 법조계 내부를 향해, 사회를 향해 요청드리고 이야기를 건내야 할 종합적인 입장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변호사 B씨는 이날 오전 4시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를 발견했으며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B씨는 후배 변호사 A씨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A씨는 지난해 12월 B씨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