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테이퍼링" 언급…환율도 출렁이게 할까?

JP모간 글로벌 환율 변동성 지수 /출처=블룸버그

팬데믹 이후 잠잠했던 외환시장이 각국 통화정책 변경으로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1년 여간 조용했던 외환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은 코로나19 확산 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막대한 유동성을 푼 이후 한동안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주 JP모간체이스의 환율 변동성 지표는 지난해 3월 이후 저점을 기록했다. 환율은 단기금리에 민감하며 단기금리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데, 아직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팬데믹으로 강화한 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제한적이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이 반등하고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동안 투입한 부양책 줄이기에 나서게 된다면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외환시장의 트레이더들도 포지션을 다시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지난 25일 뉴질랜드달러 가치가 달러대비 3개월 고점으로 급등한 것도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보다 매파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영향이었다. 뉴질랜드의 통화부양책 축소 신호 발신은 주요국 중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다. 임레 스페이저 웨스트팩 뉴질랜드 투자전략 대표는 CNBC에 뉴질랜드의 이번 통화정책회의와 관련, "연방준비제도보다 긴축 사이클에 더 가까워진 몇몇 중앙은행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이걸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잠재적인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시장 이벤트로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7월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해 8월 여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두 명의 유럽 지역 외환선물 트레이더들을 인용 6월, 7월 ECB 통화정책회의 부근에 만기가 되는 유로에 대한 변동성 헤지 포지션을 헤지펀드들이 늘려 왔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외환선물을 다루는 트레이더들은 아직 외환시장에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다. 유로-달러 3개월 내재변동성(옵션 잔존 만기일까지 환율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균 예상치)은 최근 5.85%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연중 평균에 못 미친다.

줄리안 바이스 노무라 외환 옵션 대표는 "우리는 더 많은 국가들의 봉쇄 완화를 보고 있다"며 "전세계의 경제성장률 반등이 아직 외환시장, 특히 달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닐 존스 미즈호은행 외환선물 영업 담당자도 "지금 시장은 중앙은행으로부터의 테이퍼 서프라이즈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다"고 했다.

한편 시장은 팬데믹 이후 매달 1200억달러의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 중인 연준이 이 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겠다는 신호를 8월 잭슨홀 미팅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사이께 발신할 거라 보고 있다. 또 실제 테이퍼링 단행 시점은 내년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이 예상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에서 늦으면 2024년께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