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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금융감독'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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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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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2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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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금융감독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나가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금융감독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몸 담은 조직이 '금융감독대학원'이 되는 것 아니냐며 자조한다. 교수 출신이었던 윤석헌 전 원장 퇴임 이후 후임 원장 하마평에 오르 내리는 인사들이 상당수 학계 출신인 까닭이다.

윤 전 원장이 떠난 뒤 금융권엔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이 차기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그러더니 지난주 들어 이상복 서강대 교수가 급부상했다. 지난해 6월까지 금감원에서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을 지낸 원승연 명지대 교수가 물밑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는 설도 돈다.

금감원은 '교수 출신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윤 전 원장 때의 폐해를 여실히 경험하면서 거부감이 크다. 윤 전 원장은 재임 기간 키코(KIKO) 재조사, 종합검사 부활, 특별사법경찰 출범 등 여러 현안에서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켰다.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다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은 소홀했다. 제한된 인력을 필요한 곳에 쓰지 못해 조직의 에너지가 분산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자주 갈등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금감원 임직원들이 되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감원 독립'이다. 윤 전 원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독립론'을 다시 꺼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을 (금융위에서 독립시켜)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도록 하면 마음에 들겠냐"고 발끈했다. 금감원은 올해 초 공공기관 지정 문턱까지 갔다.

공공기관 지정은 피했지만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지정 유보 조건으로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요구해서다. 윤 전 원장은 떠났지만 금감원 임직원들은 숙제가 남았다.

한 금감원 직원은 "윤 전 원장이 본인 소신은 지켰을지 모르지만 방법이 서툴렀고 뒷감당은 임직원들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벌여 놓은 일이 많으니 업무 강도는 높고,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

금감원 내부에선 실무능력을 갖춘 인사를 선호한다. 한 국장급 간부는 "금감원은 얼치기 폴리페서들이 이론을 실험하는 대학이나 대학원이 아니다"며 "실무역량을 갖춘 인사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을 해 본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행정 역량과 정무 감각이 뛰어난 관료 출신을 원한다고 한다. 여기엔 금감원 업무·운영·관리에 대한 지도·감독과 예산 승인권 등을 가진 금융위와 악화된 관계를 풀고 가야 한다는 생각도 반영됐다.

금감원 노동조합(노조)은 교수 출신 인사를 반대하는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만약 학계 인사가 임명된다면 청와대 앞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노조는 올해 초 정기인사 문제를 근거로 윤 전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청와대에 후임 원장이 또다시 교수 출신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교수 출신이라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교수 출신 임원들이 보여온 모습은 본인의 욕심과 영달을 위해 행동할 뿐 금감원의 조직 본연의 임무를 위해 움직이는 것과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생각처럼 민간 출신이라고 다 정의롭고, 능력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임직원들도 이를 적극 지지한다. 한 직원은 "노조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게 교수 출신 반대"라며 "금감원이 폴리페서들의 '놀이터'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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