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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하나 잘해서 역사에 이름 남은 그 분, 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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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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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31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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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⑨] 천석꾼이 쌈 싸먹다 재산 거덜낸다는 그 맛, 임연수어

[편집자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우리나라 물고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낚시 하나 잘해서 역사에 이름 남은 그 분, 임선생님
역사책에 이름을 남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구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처럼 온 나라에 영향을 미칠 큰 업적을 쌓는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자기 생업만 열심히 해도 이름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조선시대 함경북도의 어떤 아저씨는 낚시를 하도 잘 했더니, 물고기에 자신의 이름이 붙어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치명적인 껍질 맛을 자랑하는 '임연수어' 이야기다.


국룰 '임연수어=껍질'


손질이 귀찮은 이들은 수산시장에 가서 이런 임연수어를 사다 먹으면 된다. /사진=어식백세
손질이 귀찮은 이들은 수산시장에 가서 이런 임연수어를 사다 먹으면 된다. /사진=어식백세
한국인들에겐 임연수'어' 보다는 임연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임연수어는 임연수씨가 잘 낚아내던 생선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의 전어지에 따르면 "관북지방(함경북도)에 사는 임연수라는 사람이 이 물고기를 잘 낚아낸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나온다. 낚시 하나로 역사책에 이름이 남은 임연수씨, 존경합니다.

임연수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임연수어 껍질의 매력은 안다. 다른 생선보다 훨씬 두툼하고 고소한 껍질이 맛있는 임연수어를 강릉 지역 어민들은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껍질 쌈밥으로 먹는다. 이 때문에 "서해안 사람들은 숭어 껍질에 밥 싸먹다 가산을 탕진했고, 강원도 남정네는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 배까지 팔아먹는다"는 말도 나온다.

임연수어 쌈밥 사랑이 대단했던지 "임연수어 쌈 싸먹다가 천석꾼이 망했다", "임연수어 쌈밥은 애첩도 모르게 먹는다", "임연수어 껍데기를 구우면 집나간 며느리 돌아 온다", "임연수어 껍데기는 시어머니도 안 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임연수어와 노래미는 '사촌'


(위에서부터)임연수어, 단기임연수어, 쥐노래미, 노래미. 임연수어와 노래미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꼬리지느러미의 패인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위에서부터)임연수어, 단기임연수어, 쥐노래미, 노래미. 임연수어와 노래미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꼬리지느러미의 패인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임연수어 구이를 많이 먹은 사람도 살아있는 임연수어를 보는 일은 별로 없다. 구워먹느라 바빠서 그렇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임연수어의 몸과 머리는 측편되고, 두껍고 긴 방추형이다. 꼬리지느러미 뒤 가장자리가 제비 꼬리처럼 깊게 패어있다. 몸에 길게 난 옆선은 5개이고, 비늘은 아주 작다. 연한 황갈색 바탕에 어두운 구름무늬가 있다. 등쪽에서 시작된 무늬는 배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얼핏보면 노래미나 쥐노래미와 비슷하다. 임연수어(Pleurogrammus azonus)는 분류학적으로 쏨뱅이목 쥐노래미과(Hexagrammiae)에 속하는 어종이기 때문이다. 다만 노래미와 쥐노래미가 부레가 퇴화하면서 바닥에서 사는 데 비해 임연수어는 평생 부레를 갖고 바다를 헤엄치는 차이가 있다.

쥐노래미과에서 임연수와 가장 가까운 단기임연수어(Pleurogrammus monopterygius)는 국내에서 거의 만나기 힘들다. 임연수어는 등에서 배까지 이어지는 가로무늬가 불분명하지만, 단기임연수어의 몸에는 등에서 배까지 이어지는 5~6개의 뚜렷한 가로무늬가 있다.


동해부터 대마도, 사할린까지 서식…최대 62㎝


이면수든 임연수어든 이민수든 어떠하리.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닐까. /사진=어식백세
이면수든 임연수어든 이민수든 어떠하리.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닐까. /사진=어식백세
온 바다에서 잡히는 노래미와 달리 임연수어는 동해에만 산다. 동해에선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이면수어나 이면수, 함경북도에선 이민수, 함경남도에선 찻치, 강릉에선 새치다. 새끼 임연수어를 가르쟁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임연수어는 일본 쓰시마섬 이북, 사할린과 오호츠크해 주변의 수심 20~200m의 암초지역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9월부터 다음해 1월의 산란시기가 되면 연안으로 이동해 수심 6~30m의 암초지대에 알을 낳는데, 이때 암컷은 바위나 돌에 배를 문지르며 산란한다. 산란기에 수컷은 암갈색→코발트색으로 '혼인색'을 띈다. 알은 50~65일이 지나 부화한다. 이 동안 알을 보호하는 '부성애'가 임연수어 수컷의 특성이다.

부화하고 1년이면 21㎝, 2년이면 27~29㎝까지는 자란다. 3년이면 31~32㎝, 4년이면 33~34㎝가 된다. 지금까지 보고된 최대 길이는 62㎝, 무게는 1.8㎏였다. 정어리, 노가리, 고등어, 오징어, 새우 등을 먹으며 12년 가량 사는 걸로 알려졌다.


연중 어획되는데, 절반은 수입


동해안에서 잡힌 임연수어. /사진=수협쇼핑
동해안에서 잡힌 임연수어. /사진=수협쇼핑
임연수어는 동해에서 연중 어획되는데 3~5월에 어획량이 가장 많다. 강원도에서 주로 잡지만 경북 일부 바다에서도 잡힌다. 다만 1990년대 매년 3900톤씩 잡히던 임연수어가 2000년대 1285톤으로 줄었다. 최근 10년간은 연평균 1162톤이 어획됐다. 그래서 수입도 적지 않게 한다. 지난해 들여온 수입산 임연수어만 1260톤이었다.

임연수어 전문가인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임연수어의 암컷 중 50%가 성숙하는 '성숙체장'은 2009년 당시 28.8㎝로 보고된 바 있다"며 "당장 방생·방류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임연수어가 동해안에서 중요한 수산자원인만큼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고 전했다.


임연수어 맛있게 구워먹으려면 "머리가 탈 때까지 석쇠에서"


수입산 임연수어 구이. /사진=피쉬세일
수입산 임연수어 구이. /사진=피쉬세일
주로 구워먹는 임연수어, 맛있게 먹는 최고의 방법은 '석쇠구이'다. 앞, 뒷살을 3~4㎝ 간격으로 저미고 소금을 뿌린 다음 40여분이 지나 물기를 없앤다. 이후 지느러미에 소금을 듬뿍 친 다음 불 위에 석쇠를 놓고 껍질과 머리가 노릇노릇하게 탈 정도로 구우면 맛있는 임연수어 구이가 된다. 이때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을 이용하여 쌈을 싸먹으면 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임연수어로 만든 가공식품도 많이 먹고 있다. 임연수어가 흰살 생선으로 지방이 많고 육질이 연해 고급 연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임연수어는 DHA와 EPA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 B2, B12, D, E 등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촉진, 빈혈예방, 칼슘흡수율 향상, 세포활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임연수어 제철이 지나간다, 지금 당장 여기로


/사진=해양수산부
/사진=해양수산부
맛있는 임연수어 구이와 껍질 쌈밥을 지금 당장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1년 내내 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할인행사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홈페이지(www.fsale.kr)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할인행사와 이벤트,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노릇노릇한 임연수어 껍질로 흰 쌀밥을 싸고, 그 위에 담백한 임연수어 살코기 몇점 올려보면 그 옛날 가산 탕진했던 천석꾼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임연수어 구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임연수어 구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감수: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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